“4,800평 전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핑크뮬리부터 가을꽃 다 있는 무료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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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황강 따라 걷는 분홍빛 가을 산책길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코스모스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코스모스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고은주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가 고개를 들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의 마음은 어김없이 분홍빛 물결을 찾아 나선다. 전국에 수많은 핑크뮬리 명소가 있지만, 경남 합천의 신소양체육공원은 그 차원을 달리한다.

이곳은 단순히 분홍 쥐꼬리새를 심어놓은 꽃밭이 아니다. 유유히 흐르는 황강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축구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대지 위에 그려낸 한 편의 설치 미술 작품에 가깝다.

강변 체육공원의 화려한 변신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류상희

신소양체육공원은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 4에 자리한다. 본래 이곳은 황강의 하천 부지를 정비하여 야구장, 자전거길, 각종 운동 시설을 갖춘, 말 그대로 군민을 위한 체육 공간이었다. 그러나 합천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사업과 연계하여 강변의 넓은 부지에 다양한 나무와 꽃을 심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우리를 압도하는 거대한 핑크뮬리 정원이다. 이는 단순한 경관 조성을 넘어, 군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려는 계획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예술 작품이 된 16,000㎡ 핑크뮬리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 전경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 전경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고은주

이곳 핑크뮬리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규모와 독창적인 디자인이다. 무려 16,000㎡, 국제 규격 축구장(7,140㎡) 2.2개를 합친 광활한 면적 전체가 오직 분홍빛으로 채워져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형태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마치 거대한 롤리팝 사탕이나 롤케이크의 단면처럼, 동심원을 그리며 나선형으로 식재되어 있다. 이는 다른 명소들의 평면적인 식재 방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으로, 방문객에게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항공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항공 / 사진=합천군

산책로를 따라 동산에 오르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듯한 핑크뮬리의 패턴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주변에 자리한 3개의 쉼터마저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어 사진 촬영의 즐거움을 더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솜사탕처럼 몽글몽글한 질감이, 빛의 각도에 따라 연분홍에서 자줏빛까지 다채롭게 변주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이 비현실적인 풍경 속을 거닐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종합 가을꽃 선물 세트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황화코스모스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황화코스모스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고은주

신소양체육공원의 매력은 핑크뮬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원 산책로 곳곳에는 나비가 내려앉은 듯한 하얀 가우라(나비바늘꽃)와 청초한 매력의 구절초가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특히 핑크뮬리 군락에서 황강 쪽으로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나타나는 ‘삼각주 초화원’은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이곳에는 수만 송이의 황화코스모스가 황금빛 물결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방문객들은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황금빛 꽃길 한가운데를 걸으며 가을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다.

방문 전 필독! 주차 및 관람 정보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 / 사진=합천 문화관광

워낙 넓은 공간인 만큼 방문 전 주차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좋다. 메인 주차장인 제1주차장(신소양체육공원, 합천읍 영창리 4)은 핑크뮬리 군락과 가장 가깝지만, 주말에는 혼잡할 수 있다.

대안으로 제2주차장(핫들생태공원, 율곡면 임북리 810-1)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곳에 주차하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도 여유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핑크뮬리는 통상 9월 말부터 개화해 10월 말까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므로, 이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황홀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올가을, 판에 박힌 핑크뮬리 사진이 아닌 예술 작품 같은 풍경 속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합천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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