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 동안 벚꽃·겹벚꽃 다 본다”… 조선시대 문인을 기념한 고즈넉한 산책 명소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강릉 벚꽃 시즌 필수 코스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 사진=비짓강릉,AI

봄비가 지나간 다음 날, 공기가 유난히 맑아지는 때가 있다. 축축한 흙냄새와 함께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계절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을 몸으로 먼저 느끼게 된다. 강릉의 봄도 그렇게 찾아온다.

4월 초순 벚꽃이 내려앉고, 중·하순이 되면 겹벚꽃이 자리를 채운다. 온기가 짙어지는 봄 한가운데, 소나무 숲 너머로 꽃이 겹겹이 피어오르는 풍경은 강릉에서도 손꼽히는 계절의 장면으로 남는다.

초당동 솔숲에 자리한 두 남매의 생가터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모습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모습 / 사진=비짓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난설헌로193번길 1-29)은 초당동 소나무 군락 사이에 자리한 역사 문화 공원이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과 조선 중기 여성 문인 허난설헌이 태어나고 성장한 곳으로, 두 남매의 문학적 생애가 이 공간 위에 겹쳐 있다.

현재 공원 안에는 허난설헌의 생가터가 복원되어 있으며, 안채와 사랑채, 곳간으로 구성된 전통 한옥 구조가 당시의 생활 공간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사계절 푸른 소나무 숲이 생가터를 감싸고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조용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편이다.

기념관과 전통차 체험관이 있는 공간 구성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기념관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 사진=비짓강릉

공원 내부에는 단층 목조 구조의 기념관이 들어서 있으며, 허균과 허난설헌의 생애 및 문학 세계를 다양한 자료로 살펴볼 수 있다. 조선 중기 문학사에서 두 남매가 차지하는 위치를 정리한 전시물이 관람 흐름에 따라 배치되어 있어 이해하기 수월하다.

기념관 옆에는 전통차 체험관도 자리하는데, 고즈넉한 솔숲 풍경을 배경으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봄 시즌에는 벚꽃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는 방문객이 특히 많다.

봄 난설헌문화제와 지역 봄꽃 축제 동행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허난설헌 동상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허난설헌 동상 / 사진=비짓강릉,AI

매년 봄에는 공원 일대에서 난설헌문화제가 열리며, 가을에는 허균문화제가 개최된다. 들차회 행사도 함께 진행되어 공원의 계절 축제 성격이 두드러진다. 공원 주변으로는 강릉의 대표 봄꽃 행사들이 집중되어 있어 동선을 엮기 좋다. 경포벚꽃축제와 교동 솔올블라썸,

남산공원 벚꽃축제가 같은 시기에 열리며, 반경 2km 안에 경포호와 아르떼뮤지엄 강릉, 강문해변이 위치한다. 오죽헌과 김시습기념관도 인접해 있어 강릉의 문학·역사 명소를 하루에 묶어 둘러볼 수 있다.

기념관 운영시간과 주변 먹거리 안내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벚꽃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벚꽃 / 사진=비짓강릉,AI

기념관은 매일 09:00~18:00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전통차 체험 등 일부 프로그램은 별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공원 인근에는 초당순두부마을이 도보권에 있어 관람 후 식사 연계가 자연스럽다. 순두부 요리와 순두부 젤라토, 흑임자라떼 등 강릉 특유의 먹거리가 이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KTX 강릉역에서 차량으로 약 10~15분(4.5km) 거리에 위치하며, 공원 인근에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기념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기념관 / 사진=강원관광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은 봄이 되면 연분홍 벚꽃과 뒤섞여 전혀 다른 표정을 갖게 된다. 두 남매의 문학적 유산 위에 계절의 색이 더해지는 이 공간은, 강릉에서도 사람보다 이야기가 먼저 기억되는 드문 장소다.

4월의 강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겹벚꽃이 절정에 달하는 중·하순을 노려 초당동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솔숲 사이로 꽃잎이 흩날리는 오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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