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진짜 바로 옆에 있네”… 일출 명소까지 이어지는 6km 해안 드라이브 코스

입력

강릉 헌화로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해안도로

강릉 헌화로
강릉 헌화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황성훈

강릉 남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한 도로가 여행자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둡니다.

차문을 닫아도 들려오는 파도 소리, 코앞까지 다가오는 깊은 푸른빛, 그리고 초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해안 절벽이 더해지면 목적지가 부차적으로 느껴질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길이 바로 강릉의 대표 해안드라이브 코스인 헌화로입니다. 바다와 차 사이의 경계가 거의 사라지는 듯한 장면이 이어져 드라이브 자체가 하나의 여행으로 완성되는 곳입니다.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

헌화로 전경
헌화로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풍경이 한층 더 깊게 다가오는 때가 있습니다. 헌화로가 그렇습니다. 이 이름에는 신라 시대 향가 ‘헌화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강릉으로 향하던 순정공과 수로부인이 절벽에 핀 철쭉을 보며 꽃을 꺾어 달라고 청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 노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꽃을 꺾어 바쳤고, 그 순간 읊은 노래가 훗날 헌화가가 되었습니다.

이 전설을 알고 나면 해안 절벽을 따라 난 도로의 모습이 더 낭만적으로 느껴집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길 바로 아래에서 파도가 철썩이며 바위를 때리고, 절벽 위로는 하늘빛이 유난히 밝게 보이는 이 풍경이 마치 오래된 이야기 속 장면과 이어지는 듯합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길에서 만나는 초겨울의 색

헌화로 드라이브
헌화로 드라이브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헌화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다와의 거리입니다.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해안도로인 이곳은, 입옥계면 낙풍 사거리에서 정동진역 앞 삼거리까지 약 6km 이어지는 도로 중, 특히 심곡항과 금진항 사이 약 2km는 바다 바로 옆을 스치듯 따라갑니다.

초겨울에는 바다 색이 가장 깊어집니다. 햇빛이 낮게 비칠 때는 연한 옥빛이, 구름이 지나가면 잉크처럼 짙은 파랑이 펼쳐지며 눈부신 대비를 만들죠.

소규모 주차 공간에 차를 잠시 세워 바람을 맞아 보면 겨울 공기 속에서 더욱 선명해진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금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모래빛도 한결 잔잔하고, 절벽 아래로 부서지는 하얀 포말은 마치 그림의 한 조각처럼 남습니다.

정동진까지 이어지는 감성 드라이브

헌화로 등대
헌화로 등대 / 사진=강릉시청 공식 블로그 김남길

헌화로의 매력은 단순히 차로 지나치는 풍경에 그치지 않습니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작은 항구와 해안 단구 지형, 그리고 걷기에도 좋은 해변이 여행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심곡항에서는 고즈넉한 어선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바닷바람 냄새와 함께 천천히 출렁이는 파도 소리는 항구 특유의 여유를 선물합니다.

길을 계속 따라가면 정동진역이 나타납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늘 여행자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찾는 이들도 많아, 정동진 일출을 본 뒤 헌화로를 달리는 코스가 특히 인기입니다. 새벽빛이 바다 위에서 금빛으로 번지면 헌화로의 풍경도 시간이 흐르듯 차분히 변화해 색다른 감성을 전해 줍니다.

여행자를 위한 기본 정보와 현명한 이용 팁

헌화로 모습
헌화로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헌화로는 연중 언제든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도로는 해안 단구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전망이 탁월하고, 바다 쪽에는 안전을 위한 철제 펜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구간 내 곳곳에 소규모 주차 공간이 있어 잠시 정차하며 풍경을 즐기기 좋습니다.

위치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 162 인근이며, 시작 지점은 옥계면 낙풍 사거리, 끝 지점은 정동진역 앞 삼거리입니다. 약 6km 구간이지만 주변 명소가 촘촘히 이어져 시간이 훨씬 더 길게 느껴집니다.

이 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의 색을 살피며 여유 있게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초겨울이나 이른 아침 시간대는 빛이 수평선 근처를 비추어 해안 절벽과 파도의 대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드라이브 후에는 금진해변 산책이나 정동진역 관람으로 일정을 이어가면 자연스럽게 하루가 완성됩니다.

강릉 헌화로
강릉 헌화로 / 사진=강릉시청 공식 블로그 김남길

헌화로는 목적지를 향한 길이 아니라 그 자체가 여행이 되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는 명성에 걸맞게, 창문을 여는 순간부터 강릉의 해안 풍경이 온전히 감각을 채우며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전설과 자연, 그리고 깊어지는 계절이 어우러진 이 길에서 잠시 멈춰 서면 일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바다의 호흡만 또렷하게 들립니다.

올겨울, 천천히 달리며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헌화로가 가장 확실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