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과 예술이 만나는
용인 호암미술관의 희원

붉게 물든 단풍이 정자의 지붕 위로 내려앉고, 잔잔한 호수 너머로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단풍철만 되면 사진 한 장 남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숨은 명소, 용인 호암미술관과 그를 감싸는 전통정원 ‘희원(熙園)’이다.
단풍 명소는 많지만, 이렇게 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은 흔치 않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시처럼 고요한 울림을 주는 이곳은, 그야말로 시간을 아껴 머물고 싶은 정원이다
용인 호담미술관, ‘희원’을 걷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562번길 38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 자리한 전통정원 ‘희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약 2만여 평의 대지 위에 세워진 이 정원은 정자, 연못, 석물, 그리고 수많은 꽃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완성되어 있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과 은행잎이 장관을 이루며, 정원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다가온다. 희원의 입구는 ‘보화문’으로 시작된다. 덕수궁 유현문을 본떠 전통 문양 전돌로 쌓아 만든 문을 지나면, 매화나무가 즐비한 매림이 나타난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내 ‘관음정’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 정자는 가실이 직접 옛 지형을 고찰해 설계한 희원의 중심 공간이다. 가을 햇살이 정자 사이로 스며들고, 주위를 감싼 단풍잎이 반짝이는 이 순간은 그야말로 ‘한국 정원의 진수’라 불릴 만하다.
정원을 산책하며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는 셔터 소리다. 그만큼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 된다. 인기 포토존인 ‘호암정’은 단풍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정자와 연못, 그리고 배경으로 펼쳐지는 호수 풍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평소 사진을 잘 찍지 않던 사람도 이곳에서는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게 된다.
예술과 자연이 맞닿는 미술관

정원의 끝자락에 자리한 호암미술관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목적지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이곳은, 삼성그룹 창업자가 30년간 수집한 고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어, 한국 전통미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단풍이 내려앉은 산길을 따라 미술관에 도착하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외부 풍경이 전시작과 함께 어우러져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현재 이곳에서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전시가 함께 진행 중이며, ‘묵시암’, ‘옛돌정원’까지 함께 관람 가능한 통합권이 운영되고 있다. 희원만 단독으로 입장할 수는 없지만, 예술 전시와 전통정원 산책이 함께 하는 이 구성은 오히려 호암미술관만의 강점이다.
호암미술관과 희원은 에버랜드 인근에 위치해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곳으로 향하는 길 자체가 붉은 단풍 터널로 이어져 있어, 도착 전부터 가을 감성에 흠뻑 젖게 만든다.

호암미술관과 희원은 단풍철이면 입장객이 몰리는 인기 장소이지만, 알고 가면 더 여유롭고 알차게 즐길 수 있다. 먼저 관람은 ‘통합권’으로 운영되는데, 현재 루이즈 부르주아 전시, 묵시암, 옛돌정원, 그리고 희원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예술 세계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 통합권의 가격은 성인 기준 25,000원이며, 청년 및 대학생, 청소년, 시니어 요금은 각각 13,000원이다. 만 6세 이하의 미취학 아동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국가유공자나 문화누리카드 소지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마감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관이니 방문 전 일정 확인은 필수다. 자차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주차 정보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미술관 주차요금은 정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저렴한 카카오T 주차패스는 30분당 1,000원, 일 최대 10,000원이며, 사전 무인정산기는 최대 12,000원, 출구정산기는 최대 15,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미리 카카오T로 예약하면 주차비를 아낄 수 있다.

전시와 산책을 마친 뒤에는 호암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거나 인근 카페 거리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미술관으로 가기 전, 저수지를 끼고 한 바퀴 도는 산책 코스는 자연을 만끽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제격이다.
단풍과 조각품이 어우러진 이 길은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특히 11월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1월,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예술과 자연이 완벽히 어우러진 ‘용인 호암미술관 희원’을 추천한다.
한 걸음마다 사색을 자아내는 전통정원, 깊은 울림을 주는 고미술 전시, 그리고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없는 단풍길까지.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그저 ‘좋은 곳’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특별한 곳’이 될 것이다. 가을이 머무는 시간 속으로, 호암미술관과 희원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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