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호수길 5구간
걷기만 해도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길

강원도의 깊은 품에 안긴 횡성호는 속삭이듯 여행자를 맞이한다. 인공 호수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자연스러운 풍경은 번잡한 일상을 단숨에 지워버리는 힘을 가졌다.
하지만 이 길의 진짜 매력은 풍경 너머, 여행자의 발걸음이 지역 사회에 온기로 퍼져나가는 특별한 시스템에 있다. 걷는 즐거움은 물론, ‘가치 있는 소비’의 뿌듯함까지 챙길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로 지금 당장 떠나보자.
횡성호수길 5구간

횡성호수길 중 가장 사랑받는 핵심 코스는 단연 5구간인 가족길이다. 횡성호수길 5구간의 공식 주소는 강원 횡성군 갑천면 구방리 산164 이며, 이곳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여행의 시작은 매표소에서부터 특별해진다.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내지만, 곧바로 같은 금액의 횡성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는다.
사실상 무료입장인 셈인데, 이 상품권은 갑천면 일대의 식당, 카페,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나의 작은 지출이 수몰의 아픔을 딛고 살아가는 지역 상인들에게 직접적인 보탬이 되는, 그야말로 ‘착한 여행’의 시작이다.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수다.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각각 한 시간 전이다.
총 31.5km에 달하는 6개의 전체 코스 중 오직 5코스만 유료로 운영되는데, 그 이유는 가장 잘 정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유일한 순환형 코스이기 때문이다.
다른 코스들이 A에서 B로 끝나는 선형 구조인 반면, 5코스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완벽한 동선을 제공한다.
물에 잠긴 고향을 그리며 걷는 길

횡성호수길 5코스는 총 9km 길이로, 크게 A코스(순환)와 B코스(일부 구간)로 나뉜다. 이 길의 심장이자 출발점은 망향의동산이다. A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호수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세 곳과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반짝이는 물결과 그 위로 겹쳐지는 산 그림자는 한 폭의 동양화와 같다. 길이 대부분 평탄하고 그늘이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쉬엄쉬엄 걷기에 부담이 없다. 약 3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좀 더 깊은 숲을 느끼고 싶다면 원시림 오솔길과 환상적인 은사시나무 군락지가 펼쳐지는 B코스(4.5km)를 탐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자연

이 길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열린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이동에 제약이 있는 관광 약자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공간이라는 국가의 인증이다.
실제로 5코스 주차장에서부터 가족쉼터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경사로와 안전 난간이 설치된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되어, 휠체어나 유아차도 어려움 없이 호수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릴 권리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철학이 길 위에 조용히 구현되어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횡성호수길은 단순한 산책 그 이상의 경험을 약속한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사색에 잠기고, 수몰민의 애환을 되새기며 역사를 배우고, 내가 낸 입장료가 지역 경제의 활력소가 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주말, 몸과 마음은 물론 내 지갑까지 즐거워지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갑천면의 맛집에서 갓 돌려받은 상품권으로 즐기는 식사는 분명 그 어떤 미식보다 값진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샤진이 정말 멋지네요.한번 시간을 내서 가복ㆍㄷ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