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해맞이광장
한반도 호랑이 꼬리 끝의 상징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해안선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며 차가운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그 끝자락, 한반도가 호랑이의 형상을 띤다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특별한 공간이 자리한다.
약 14,000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2000년 새천년을 기념하며 건립된 이후 한 해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새해 첫 해를 맞이하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잡았다.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다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곳이 선사하는 특별한 의미와 겨울 풍경을 살펴봤다.
호미곶 해맞이광장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가장 인상적인 조형물은 바다와 육지에 각각 설치된 ‘상생의 손’이다. 1999년 영남대학교 김승국 교수가 제작한 이 조형물은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돕고 함께 살자는 염원을 담고 있으며, 바다에 설치된 오른손은 높이 8.5m에 무게 18톤, 육지의 왼손은 높이 5.5m에 무게 13톤으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두 손이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되어 화합과 상생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다와 육지가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감정을 전하는 편이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파도가 바다 손 주변으로 부서지면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이때 푸른 동해와 거대한 손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세 개의 햇빛을 담은 성화대

해맞이광장 중앙에 자리한 ‘영원의 불씨함’은 시간을 담은 특별한 성화대다. 이곳에는 천년대의 마지막 햇빛, 날짜변경선의 첫 햇빛, 그리고 호미곶의 새천년 첫 햇빛이라는 세 개의 햇빛이 함께 보존되어 있으며, 이는 새천년을 맞아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성화대의 디자인도 의미가 깊다. 화반은 태양의 이미지를 담고 있고, 두 개의 원형고리는 화합을 의미하는데, 이 덕분에 광장 전체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근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기념하는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년)을 배경으로 한 이 전설은 동해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이야기로, 천년의 시간을 품은 이곳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든다.
12월 일출, 가장 고요한 시간

호미곶에서는 1년 중 대부분 가장 먼저 해가 뜬다. 다만 겨울철, 특히 12월과 1월 초에는 남쪽의 간절곶에서 해가 먼저 뜨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호미곶의 일출은 여전히 특별하다.
해가 뜨기 전 짙은 남색과 보랏빛이 뒤섞인 하늘 아래 동해의 풍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기운이 살며시 퍼져나가고, 상생의 손 사이로 빛이 스며들면서 바다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순간은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그만큼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지는 일출은 마음속 깊이 새겨지는 감동을 선사하기 좋다. 12월의 호미곶은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공간인 셈이다.

호미곶 해맞이광장(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150번길 20)은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다.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방문할 수 있고, 충분한 주차 시설이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광장 인근에는 1908년에 건립된 호미곶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높이 26.4m의 이 등대는 국내 최대 규모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등대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등대전문박물관인 국립등대박물관이 자리해 등대의 역사와 문화를 탐험할 수 있다.
12월 겨울철 방문 시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해안가 특성상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어 방풍 의류가 필수이며, 연간 약 120만 명이 찾는 이곳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다짐을 세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한반도의 지형적 끝이자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다.
바다와 육지를 잇는 거대한 손, 세 개의 햇빛을 담은 성화대, 그리고 천년 전설이 숨 쉬는 공간이 함께 어우러지며 방문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셈이다.
12월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고 싶다면, 지금 이곳으로 향해 동해의 푸른 물결과 거대한 손이 마주 잡는 풍경 속에서 2025년을 마무리하고 2026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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