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없이 이 풍경이라니”… 부모님도 감탄한 연꽃·수국 가득한 힐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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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를 떠난 1시간의 여정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입구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입구 / 사진=홍천군 공식블로그

잿빛 빌딩 숲에 자리를 내준 녹색의 기억을 찾아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자연으로 향하고 있다.

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게 하는 숲의 위안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생태숲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도시인들을 맞이한다. 이곳은 단순한 숲이 아닌, 천년 고찰의 역사와 자연의 생명력이 하나로 융합된 특별한 공간이다.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모습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모습 / 사진=강원관광

신라 시대에 창건되어 조선 선조 때 현재의 자리로 옮겨온 고찰 수타사를 품은 이 숲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문화 전시장이다.

2009년, 홍천군은 수타사 일원 163ha의 광활한 산림에 자생식물과 향토 수종을 복원하여 현재의 생태숲을 조성했다. 그 결과, 불교 문화의 고즈넉함과 생태 교육의 가치가 공존하는 독창적인 휴양림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방문객들은 속세의 번잡함을 뒤로하고, 잘 보존된 숲의 유전자원 속에서 온전한 쉼을 경험하게 된다.

수타사
수타사 / 사진=홍천군 공식블로그

공작산생태숲으로의 여정은 자연스럽게 수타사 경내를 거치며 시작된다. 방문객은 수타사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지만, 생태숲 자체에 대한 별도의 요금은 없다.

사찰의 고요함을 지나면,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자연의 캔버스가 펼쳐진다. 특히 수타사 오른편에 자리한 수생식물원은 여름철 이곳 방문의 백미로 꼽힌다.

연꽃
연꽃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월이 되면 만개한 연꽃이 연못을 가득 채워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그 아름다움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수생식물원을 지나면 본격적인 생태숲 산소길 코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총길이 3.8km에 달하는 이 길은 성인 걸음으로 약 1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길 중간에는 조선 세조로부터 정이품 벼슬을 받은 것으로 유명한 보은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심은 후계목이 자리해,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걷다가 지치면 곳곳에 마련된 평상에 앉아 맑은 공기를 벗 삼아 잠시 쉬어가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

공작산 생태숲
공작산 생태숲 / 사진=강원관광

공작산생태숲의 여름을 특별하게 완성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수국이다. 산소길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수국은 흐드러지게 핀 연꽃과는 또 다른 고요한 아름다움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는 파스텔빛 수국이 가장 화사하게 만개하는 시기로, 길을 걷는 이들에게 싱그러움과 차분한 여유를 동시에 선사한다.

햇살을 머금은 청보랏빛 수국은 숲길의 푸른 배경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꽃송이마다 맺힌 물방울은 숲의 맑은 공기와 어우러져 여름 한낮의 더위마저 잊게 한다.

공작산 생태숲 수국
공작산 생태숲 수국 / 사진=홍천군 공식블로그

홍천 공작산생태숲은 단순한 녹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신라 시대부터 이어진 수타사의 역사적 무게를 품고, 여름이면 만개하는 연꽃의 화사함으로 방문객을 맞으며, 오르막 없는 평탄한 길을 통해 누구에게나 기꺼이 품을 내어주는 관용의 공간이다.

3.8km의 산소길은 단순한 걷기 코스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치유의 여정이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과 함께 얕은 지식의 즐거움까지 얻고 싶다면, 공작산생태숲은 계절을 불문하고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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