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없는 무궁화수목원

매년 7월이 오면, 100일간 지치지 않고 피고 지는 꽃이 있다. 한여름의 뙤약볕을 오롯이 에너지로 삼는 이 꽃은 우리나라의 얼굴, 무궁화다. 이토록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무궁화의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강원도 홍천 가볼만한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무궁화 테마 공원, 홍천 무궁화 수목원이다. 2017년 문을 연 이곳은 단순히 다양한 무궁화를 모아 놓은 식물원을 넘어, 한 인물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품고 있어 그 발걸음에 무게를 더한다.
홍천 무궁화수목원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영서로 2937-12에 자리한 이 수목원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입장료와 주차료를 모두 무료로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나뉘는데, 3월부터 10월까지의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의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관람 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는 입장을 마쳐야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방문 전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홍천 무궁화 수목원(033-430-2774)으로 문의할 수 있다.
태양의 꽃과 어우러진 다채로운 볼거리

수목원에 들어서면 ‘대한민국 무궁화 중심도시 홍천’이라는 거대한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무궁화는 ‘태양의 꽃’이라 불린다. 해가 뜨면 피고 해가 지면 꽃잎을 오므렸다가,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태양과 같이 밝은 꽃’이라는 의미의 ‘환화(桓花)’라는 옛 이름처럼, 예로부터 신성한 하늘의 꽃으로 여겨져 온 무궁화의 에너지가 수목원 전체에 가득하다. 이곳은 무궁화 품종원과 미로원 외에도 16개의 주제원, 울창한 ‘무궁누리길’ 숲속 산책로, 어린이 놀이터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역사 교육과 자연 속 휴식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한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다

홍천 무궁화 수목원의 진정한 가치는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1863~1939) 선생의 삶과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수목원은 평생을 무궁화 보급에 헌신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상징이 말살되던 암울한 시기에도 남궁억 선생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홍천에 머물며 “무궁화 동산 만들기” 운동을 펼쳤고, 전국 각지에 무궁화 묘목을 몰래 보내며 아이들과 청년들의 가슴속에 민족의 혼과 독립 의지를 심어주었다. 수목원 내에 자리한 한서남궁억광장은 바로 그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공간이다.

결론적으로 홍천 무궁화 수목원 방문은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는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국화가 품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한 인물의 뜨거운 삶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여정이다.
홍천 무궁화 수목원에서 여름의 한가운데, 우리는 활짝 핀 꽃을 넘어 시들지 않는 애국의 정신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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