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보러 간다 하면 다 여기 가요”… 잔디밭·고풍 건물·산책로까지 갖춘 가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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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한국외대 명수당
서울 근교에서 즐기는 고즈넉한 단풍 산책

한국외대 메타세쿼이아길
한국외대 메타세쿼이아길 / 사진=용인 공식블로그 김종석

서울 근교에서 이국적이면서도 고즈넉한 가을 정취를 찾는다면, 많은 이들의 발길이 경기도 용인으로 향한다. 특히 드라마 촬영지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불타는 단풍의 조화는 SNS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 뒤에, 이곳이 ‘정식 관광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공원처럼 누리는 그곳은 사실 엄연한 ‘사립대학 캠퍼스’이며, 지켜야 할 명확한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가을 산책이 불쾌한 경험이 되지 않도록, 방문 전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정보들을 심층 취재했다.

“단풍 절정기, 주차 전쟁 피하려면 이곳으로”

한국외대 명수당
한국외대 명수당 / 사진=용인 공식블로그 김종석

이 가을의 주인공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외대로 81) 내에 위치한 명수당이다.

이름 그대로 ‘밝고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한옥형 건물과 그 주변을 감싼 울긋불긋한 단풍나무의 조화는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명수당 앞 잔디밭과 바로 옆 노천극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최고의 포토 스팟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곳은 대학 시설인 만큼 주차 관리가 엄격하다. 교내 주차는 유료로 운영되며, 2025년 10월 기준 최초 30분은 무료지만 이후 10분당 5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1일 최대 요금은 20,000원으로, 장시간 머물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국외대 가을 메타세쿼이아
한국외대 가을 메타세쿼이아 / 사진=용인 공식블로그 김종석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정문 주차장보다는 명수당과 가장 가까운 ‘왕산문화예술관’ 또는 ‘학생회관’ 인근 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수 방문객의 후기에 따르면, “단풍 절정기 주말에는 오후로 갈수록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주차장 진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으니, 가급적 이른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반려견 동반·피크닉, 정말 괜찮을까?”…공식 규정 확인 필수

한국외대 전경
한국외대 전경 / 사진=용인 공식블로그 김종석

가장 혼란스러운 지점은 ‘반려동물 동반’과 ‘취식’ 가능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학 공식 규정상 둘 다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용인시민에게 개방된 공간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교육 및 연구 시설’이다. 따라서 일반 도시 공원과는 다른 관리 규정이 적용된다.

1. 반려동물 규정 대학 측은 공식적으로 캠퍼스 내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한 재학생의 코멘트처럼 “지역 주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적으로 제지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현장 관측도 존재한다.

2. 취식 및 잔디밭 출입 규정명수당 앞 잔디밭은 시각적으로는 완벽한 피크닉 장소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 역시 공식적으로는 잔디밭 출입 및 음식물 취식이 금지된 공간이다.

‘인생샷’ 너머의 가치, 성숙한 방문 문화

한국외대 가을
한국외대 가을 / 사진=용인관광

명수당 외에도 캠퍼스 곳곳에 숨겨진 메타세쿼이아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가을 산책 코스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캠퍼스는 정식 관광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용인 지역을 대표하는 가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곳은 누군가의 소중한 배움터이자 생활 공간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만큼, 그 공간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공식적으로 금지된 행위(반려동물 무분별한 출입, 잔디밭 취식)를 지양하고, 주차 질서를 준수하며,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주말, 서울 근교에서 특별한 가을 풍경을 찾고 있다면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방문을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단, 우리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타인의 공간을 잠시 빌려 쓰는 ‘방문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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