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어?”… 역에서 도보 10분, 폐역을 단장한 무료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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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대 철도공원, 경춘선 폐선이 만든 도심 속 철도 명소

화랑대 철도공원
화랑대 철도공원 / 사진=서울관광재단

봄볕이 철길 위로 내려앉는 오후, 녹슨 레일 사이로 풀이 돋아나고 그 옆으로 사람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기차가 사라진 자리에 이제는 산책객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들어섰다. 서울 도심 한편에 이런 공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1939년 경춘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던 이 역은 2010년 운행이 멈춘 뒤 오랫동안 방치됐다. 그러다 2017년 노원구청이 폐선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철도 역사 유산을 간직한 이색 도심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물 기차 전시와 트램 도서관, 열차 레스토랑까지 갖춘 이 공원은 봄 시즌 방문하기에 특히 좋다. 5월 중순에는 수경시설까지 새로 개방될 예정이어서 방문의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경춘선 폐선이 낳은 화랑대 철도공원의 역사

화랑대역
화랑대역 / 사진=서울관광재단

화랑대 철도공원(서울특별시 노원구 화랑로 608)은 구 화랑대역 부지를 재활용한 철도 테마 공원이다. 경춘선이 처음 개통된 1939년에는 ‘태릉역’이라는 이름이었으며, 인근 육군사관학교(화랑대)가 들어서면서 1958년 지금의 역명으로 바뀌었다.

수십 년간 통근과 여행의 통로였던 이 역은 2010년 경춘선 전철화와 함께 운행이 중단됐고, 그 이후 역사 건물과 철로가 그대로 보존된 채 공원으로 새 출발을 했다.

구 역사 내부에는 승차권 매표소와 철제 책상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으며, 경춘선의 연대기를 디지털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타임뮤지엄이 운영되고 있다.

1950년대 미카열차부터 유럽 트램까지, 실물 기차 전시

트램 도서관
트램 도서관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실물 기차 전시다. 1950년대에 제작된 미카열차와 협궤열차를 비롯해 체코 노면전차, 일본 히로시마 노면전차까지 국내외 다양한 철도 차량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협궤열차와 대한제국 최초 전차는 직접 탑승 체험도 가능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유럽의 실제 트램을 개조해 만든 트램 도서관은 열차 내부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이색적인 분위기 덕분에 사진 촬영 명소로도 각광받는다.

철길을 배경으로 한 포토스팟과 야간 조명이 더해지면서 시간대를 달리해 두 번 방문하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5월 수경시설 신규 오픈과 계절별 볼거리

철길 산책 구역
철길 산책 구역 / 사진=서울관광재단

봄철에는 꽃을 배경으로 한 철길 산책로가 공원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숲속 운동나라, 반딧불 정원, 동화나라 등 철길과 인접한 산책 구역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지역 주민부터 원거리 방문객까지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5월 중순에는 물과 녹지가 어우러진 수경시설이 완공될 예정이어서 봄 방문 적기가 더 뚜렷해졌다.

유럽 특급열차를 모티브로 설계한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은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며, 평일 점심도 예약 없이는 착석이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아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무료 입장에 지하철 도보 10분, 이용 안내

실물 기차 전시 모습
실물 기차 전시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공원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타임뮤지엄과 노원기차마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10:00~19:00 운영되고, 월요일과 설날 당일은 휴무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대중교통 접근이 편리하며, 자가용 방문 시에도 인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운영 관련 문의는 노원구청 여가도시과(02-2116-0668)로 하면 된다.

화랑대 철도공원 모습
화랑대 철도공원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폐선이 남긴 철길이 산책로가 되고, 버려진 역사가 전시 공간으로 되살아난 화랑대 철도공원은 근현대 철도 유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드문 공간이다. 실물 기차 앞에서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는 경험은 사진 한 장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는 편이다.

봄꽃이 철길을 물들이는 지금, 혹은 수경시설이 문을 여는 5월 중순 이후에 한 번쯤 노원 화랑대역으로 향해 느린 걸음으로 그 시간을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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