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 동안 가꿔온 곳인데 무료라니”… 17종·1,400여 그루 품은 민간 정원

오랜 시간 비밀스럽게 가꾸어진 익산의 민간정원에서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걸으며 고요한 휴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 아가페정원
전북 익산 아가페정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핵심 요약

  • 익산 아가페정원은 50여 년간 가꾼 17종 1,400여 그루의 수목과 메타세쿼이아 산책로가 어우러진 전북 제4호 민간정원입니다.
  •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하절기는 17시, 동절기는 16시까지 운영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 주말과 공휴일 방문 시에는 원활한 입장을 위해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초여름 햇살이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오전, 공기 속에는 풀 냄새와 흙 냄새가 은은하게 섞인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공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50여 년 동안 한 종교인이 묵묵히 가꾸어 온 정원이 2021년 3월 시민 품에 안겼다. 17종 1,400여 그루의 수목이 가득한 이곳은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중심으로 사계절 다른 풍경을 펼쳐낸다.

전북특별자치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이 공간은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고요한 숲 속에서 발걸음을 늦추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서정수 신부가 일군 아가페정원의 역사

아가페정원
아가페정원 / 사진=익산시 문화관광

아가페정원(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은 서정수 신부가 아가페정양원을 설립하며 조성하기 시작한 정원이다.

노인복지시설 부지 안에서 수십 년에 걸쳐 가꾸어진 이 정원은 2021년 3월 2일 전북특별자치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공식 등록되었으며, 같은 해 정비사업을 마치고 시민 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황등면 들녘 안쪽에 자리한 입지 덕분에 주변 소음과 단절된 고요한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17종 1,400여 그루의 수목이 정원 전체를 울창하게 채우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산책로와 수목 중심의 숲길

아가페정원 메타세쿼이아
아가페정원 메타세쿼이아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정원의 중심은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선 산책로다. 키 큰 나무들이 좌우로 뻗어 만들어 낸 숲길은 한여름에도 그늘이 깊으며, 시원한 바람이 길을 따라 흐른다.

섬잣나무와 공작단풍 구간으로 이어지는 동선에서는 수종마다 다른 수형과 잎 빛깔을 비교하며 걷는 재미가 있다.

특히 공작단풍나무길은 잎 모양이 섬세하여 빛의 각도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편이다. 작은 정원처럼 보이지만 동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다채로운 공간 구성이 이어진다.

고려연산홍 터널부터 상사화까지, 계절별 하이라이트

아가페정원 풍경
아가페정원 풍경 / 사진=익산시 문화관광

봄철 4월에서 5월 중순 사이에는 고려연산홍 터널이 정원의 핵심 볼거리로 떠오른다. 붉은 꽃이 산책로 위를 덮으며 만들어 내는 터널은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와 맞물린다.

봄꽃이 지고 나면 수선화·튤립·목련·양귀비가 차례로 피어나며 정원 색감을 이어받는다. 9월에는 상사화 꽃길이 붉게 물들고, 11월에는 공작단풍이 단풍으로 한 번 더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 정원에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셈이다.

운영 정보와 인근 연계 코스

아가페정원 산책로
아가페정원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아가페정원은 하절기(3~10월) 09:00~17:00, 동절기(11~2월) 09:00~16:00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자차를 이용할 경우 정원 입구에 마련된 전용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몰려 주차가 어려울 수 있으니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정원 인근에는 익산석제품전시홍보관(09:00~18:00, 월요일 휴관, 무료)이 자리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으며, 황등면 일대의 육회비빔밥과 선짓국은 한우 선지를 사용한 지역 고유의 식문화로 식사 코스로 추천된다.

아가페정원 모습
아가페정원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아가페정원은 오랜 시간 외부와 단절된 채 조용히 자라 온 나무들이 빚어낸 공간이다. 특정 계절에만 빛나는 정원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 주기에, 한 번 다녀온 뒤에도 다시 찾고 싶어지는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메타세쿼이아 그늘 아래서 발걸음을 늦추고 싶다면, 고려연산홍이 피어나는 봄이든 단풍이 내려앉는 가을이든 익산 황등면으로 향해 이 숲길을 직접 걸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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