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20여 년에 걸쳐 만들었다니”… 희귀목 50종 품은 힐링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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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달빛소리수목원, 고목과 계절 꽃이 어우러진 비밀 정원

달빛소리수목원
달빛소리수목원 / 사진=달빛소리수목원

연두빛 이파리가 수면 위로 그림자를 드리울 무렵이면 이런 공간이 생각난다. 도심의 가로수는 그저 지나치는 풍경이지만, 어떤 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수백 년을 증언한다. 그 나무 아래 서는 순간, 시간의 두께가 다르게 느껴진다.

전라북도 익산의 한 골짜기에 한 사람이 20여 년에 걸쳐 모은 고목들이 뿌리를 내렸다. 50여 종의 희귀목이 한 공간에 모인 사설 수목원으로, 2018년 6월 처음 문을 열었다. 수집가의 안목이 만든 숲이라는 점이 여느 공원과의 결정적 차이다.

황순원의 소설 속 소나기 나무로 알려진 500년 느티나무가 이곳의 중심에 서 있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고, 고목이 드리우는 그늘이 깊어지는 이 수목원은 소박한 입장료만큼이나 진심 어린 공간이다.

달빛소리수목원의 입지와 조성 배경

달빛소리수목원 입구
달빛소리수목원 입구 / 사진=투어전북

달빛소리수목원(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춘포면 천서길 149)은 익산 춘포면의 한적한 시골길 끝에 자리한 사설 수목원이다.

운영자가 20여 년간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고목과 희귀 수종을 한데 모아 2018년 6월 개장했으며, 개인의 오랜 수집 열정이 공공에 열린 정원으로 탄생한 공간이다. 만경강 인근 평야 지대의 낮은 구릉에 자리하고 있어 지형이 완만하며, 유모차나 노약자도 비교적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수목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목과 식생이 중심이 되어 있어 시각적 화려함보다는 나무와 풀의 질감, 그늘과 바람이 주는 고요한 분위기가 강점이다.

500년 느티나무와 50여 종 희귀목의 풍경

달빛소리수목원 풍경
달빛소리수목원 풍경 / 사진=투어전북

수목원의 상징은 단연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와 연결된 일화로 ‘소나기 나무’, ‘첫사랑 나무’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오래된 수형이 주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그 주변으로 50여 종의 희귀목이 수목원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수목 애호가라면 천천히 감상할 거리가 넉넉하다.

나무마다 수종명과 특징을 안내하는 표찰이 붙어 있어 수목 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으며, 고목이 드리우는 그늘 아래 벤치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한 바퀴 도는 데 부담이 없고, 오히려 그 아담함이 오래 머물게 만드는 편이다.

사계절 피어나는 꽃과 수목원 내 카페

수목원 내 카페
수목원 내 카페 / 사진=투어전북

달빛소리수목원의 또 다른 매력은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개화다. 봄에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수목원을 밝히고, 여름에는 백합, 산나리꽃, 목화꽃이 초록 사이를 채운다.

가을에는 천일홍, 백일홍이 붉게 물들고 금목서의 향이 퍼지며, 겨울에는 동백과 납매가 조용히 꽃을 피운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는 구조다.

수목원 내에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산책 후 음료 한 잔을 즐기기 좋다. 별채 공간은 음료 구매 시 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이용 조건은 방문 전 전화(063-834-9065)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운영시간·입장료·교통 안내

달빛소리수목원 모습
달빛소리수목원 모습 / 사진=투어전북

운영시간은 10:30~19:00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대인 4,000원, 소인(어린이) 3,000원이고 36개월 미만은 무료다. 익산시민은 1,000원 할인이 적용되므로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이용 시 별도 주차 요금은 없다.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 편리하며, 내비게이션에 ‘달빛소리수목원’ 또는 주소(익산시 춘포면 천서길 149)를 입력하면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익산역에서 차로 20분 내외 거리다.

500년을 버텨온 느티나무 한 그루가 수목원 전체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고, 그 곁으로 사계절의 꽃이 릴레이처럼 이어진다. 조용한 오후,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잠시 멈추고 싶은 날이라면 익산 춘포면으로 향해 보길 권한다. 느티나무의 수형 앞에 서면 왜 이 수목원이 20년의 시간 위에 세워졌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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