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보다 넓은데 무료라고?”… 30만 평에 눈꽃 펼쳐지는 서울 근교 호수 설경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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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호수공원
동양 최대 인공호수의 설경

일산호수공원 설경
일산호수공원 설경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12월의 찬 공기가 호숫가를 감싸면, 30만 평 수면 위로 하얀 눈이 내려앉는다. 그 순간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는 거대한 겨울 캔버스로 변하고, 호수를 둘러싼 9.1km 산책로는 설국의 풍경 속으로 이어진다.

1996년 개장 이후 255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이곳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겨울 설경만큼 극적인 변화를 선사하는 시기는 없다.

100여 종의 야생화와 20만여 그루 수목이 하얀 눈에 덮이면, 공원 전체가 순백의 세계로 탈바꿈한다. 눈 내린 직후 24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이 공원의 겨울 매력을 살펴봤다.

일산호수공원

일산호수공원 무지개 조형물
일산호수공원 무지개 조형물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에 위치한 일산호수공원의 호수 남쪽에 자리한 무지개 조형물은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힌다. 1997년 심종수 작가가 스틸로 제작한 이 작품은 다색 LED 조명과 함께 수면에 반사되면서 독특한 시각 효과를 만들어낸다.

눈이 내리면 조형물 주변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얀 눈이 조형물 곡선 위에 쌓이고,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흰 눈이 대비를 이루며 선명한 색감이 두드러진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역광 속에서 조형물이 실루엣으로 떠오르고, 호수에 비친 그림자가 겹치면서 몽환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편이다.

강풍이 불거나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수면이 얼어붙어 반사 효과는 줄어들지만, 대신 얼음 위에 쌓인 눈이 만드는 질감이 또 다른 피사체가 된다. 조형물 앞 광장은 넓게 펼쳐져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달맞이섬과 한국정원의 겨울 정취

일산호수공원 달맞이섬 정자
일산호수공원 달맞이섬 정자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호수 중앙에 떠 있는 달맞이섬의 월파정은 사방이 트인 전망대로, 설경에 감싸인 호수공원 전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정자 지붕 위에 눈이 쌓이면 전통 건축의 곡선이 더욱 도드라지고,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하얀 호수는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전한다. 달맞이섬으로 이어지는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 역시 일품이다.

호숫가 북쪽의 한국정원은 초가지붕과 사모정, 전통 기단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눈 내린 초가지붕 위로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면, 옛 한옥 마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든다. 정원 안쪽 연못에는 얼음이 얇게 얼어붙고, 그 위로 눈발이 흩날리면 수묵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전통 정자 안에서 호숫가를 바라보면 현대 도시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싼다. 한국정원에서 달맞이섬까지는 도보로 약 15분이 소요되며, 눈길을 걸으며 호숫가를 감상하는 산책 코스로 적합하다. 미끄러운 길을 대비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메타세콰이어길과 설경 산책로

일산호수공원 겨울
일산호수공원 겨울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공원 동쪽을 따라 이어지는 메타세콰이어길은 눈 내린 날 가장 낭만적인 숲길로 변한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사이로 하얀 눈이 내려앉고, 발밑에는 낙엽과 눈이 뒤섞인 텍스처가 깔린다. 이 길은 가을 단풍으로도 유명하지만, 겨울 설경 속에서 느껴지는 숲의 고요함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메타세콰이어길을 따라 걸으면 약 23분이 소요되며, 중간중간 호수 쪽으로 난 샛길을 통해 수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호수변 전체를 도는 산책로는 9.1km로, 전체 코스는 약 1시간 15분이 걸리지만, 눈 쌓인 풍경에 푹 빠지면 2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공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정발산역(3호선)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마두역과 주엽역에서도 각각 15분 내 도착할 수 있다.

겨울 방문 팁과 폭포광장

일산호수공원 겨울 풍경
일산호수공원 겨울 풍경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설경 촬영을 위해서는 눈 내린 직후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게 좋다. 이 시간대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호수 위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펼쳐지고,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일산 8경 중 하나인 ‘아침 물안개’를 마주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기도 하다.

2021년 개선된 폭포광장은 겨울철에도 운영되며, 대규모 인공폭포가 만드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한강 잠실수중보에서 하루 2,500㎥의 맑은 물이 유입되어 고급 수질이 유지되는 덕분에, 겨울에도 선명한 수면 반사를 즐길 수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무료로 대여 가능하며, 주말 오후와 겨울방학 시즌에는 혼잡이 예상된다. 공원 안에는 선인장전시관과 자연학습원도 있어 추위를 피해 잠시 실내에서 쉬어갈 수 있다.

일산호수공원 겨울 전경
일산호수공원 겨울 전경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일산호수공원은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가 만드는 설경, 무지개 조형물의 반사 효과, 한국정원의 전통미가 어우러진 겨울 명소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40분이면 닿는 접근성과 무료 입장의 혜택까지 갖춘 셈이다.

눈 내린 호숫가를 천천히 걸으며 하얀 겨울의 고요함 속에 잠기고 싶다면, 올겨울 이곳으로 향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에서 계절이 선사하는 특별한 풍경을 마주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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