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붕어섬 생태공원
단풍 대신 황금빛 국화 물결 속으로

가을의 색을 묻는다면 대부분 주저 없이 붉은색과 노란색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여기, 가을의 팔레트를 황금빛으로 가득 채워버린 섬이 있다.
다리를 건너 발을 들이는 순간, 시야를 가득 메우는 1만 2천여 개의 국화가 파도처럼 일렁이는 곳. 바로 누적 방문객 132만 명이 그 황홀경을 증명한 임실 붕어섬 생태공원이다.
올해 가을, 단풍놀이 대신 평생 기억에 남을 ‘인생 사진’을 원한다면 이곳이 유일한 정답이다.
임실 붕어섬 생태공원
“출렁다리까지 건너는 가을꽃 명소”

이 거대한 가을 정원의 주인공은 단연 국화다. 임실 붕어섬 생태공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운암면 용운리 259-3에 위치하며, 방문자센터와 숲속도서관 주변의 드넓은 잔디광장 전체를 거대한 캔버스 삼아 1만 2천 개의 국화 화분으로 황금빛 그림을 그려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시선을 빼앗는 국화의 향연은 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들어가자마자 압도당한다”고 말하는지 실감하게 한다.

하지만 이 섬의 매력은 단일 주연에 그치지 않는다. 산책로를 따라 섬 안쪽으로 향하면, 이내 가을꽃들의 화려한 대합창이 펼쳐진다. 봄이면 붉은 양귀비가 타올랐던 1만㎡(약 3천 평)의 언덕은 이제 분홍빛과 하얀빛의 코스모스가 차지했다.
가을바람을 타고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군락은 그야말로 ‘분홍빛 파도’를 연상시킨다. 매년 가을, 섬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는 곳은 바로 섬 중심부의 구절초 군락지.
무려 8천㎡(약 2천4백 평)에 달하는 공간에 새하얀 융단처럼 펼쳐진 구절초와 붉은 꽃무릇, 서정적인 억새가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420m 출렁다리 건너 만나는 비밀의 화원

이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옥정호 출렁다리라는 420m 길이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잔잔한 옥정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는 시간은 현실에서 꿈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경계와도 같다.
원래 ‘외앗날’이라 불리던 작은 산등성이가 섬진강댐 건설로 섬이 된 이곳은, 이제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완벽한 생태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토록 화려한 꽃의 향연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방문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폐장 1시간 전이다.

매주 월요일은 꽃들이 쉬는 날이니 기억해두자.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화요일에 휴무다. 성인 기준 입장료 4,000원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풍경은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
특히 주말에는 운암초등학교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주차 걱정 없이 두 손 가볍게 꽃구경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산을 오르는 수고로움 없이, 붉은 단풍보다 더 강렬한 황금빛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임실 붕어섬 생태공원으로 떠나보자. 1만 2천 송이 국화가 뿜어내는 생명력과 다채로운 가을꽃들이 빚어내는 풍경 속에서, 당신의 2025년 가을은 가장 화려한 색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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