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치즈테마파크
4천 원으로 즐기는 가을의 유럽 여행

가을의 색채는 단풍에서 시작해 국화로 완성된다. 특히 전북 임실의 드넓은 초원은 지금, 단풍보다 더 짙은 가을의 향기로 물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임실N치즈축제’가 끝났다는 소식에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린다.
이는 성급한 판단이다. 축제의 소란스러움이 걷힌 지금이야말로 임실치즈테마파크의 진면목을 만날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보다 오히려 더 만개한 천만송이 국화가 인파 없이 오롯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1월 9일까지 이어지는 이 특별한 가을 정원의 모든 것을 심층 분석했다.
“천만송이 국화의 압도적 풍경, 4천 원의 가치”

올가을 임실치즈테마파크(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성수면 도인2길 50)는 처음으로 한시적 유료 입장을 시행 중이다. 지난 10월 1일부터 오는 11월 9일까지, 국화 개화 및 전시 기간에 맞추어 성인 기준 4,000원의 입장료가 부과된다.
입장료가 생겼다고 주저할 이유는 없다. 이 비용은 축구장 19개에 달하는 약 13만㎡(약 4만 평) 규모의 광활한 유럽풍 정원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투자다. 테마파크에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은 왜 이곳이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단연 ‘천만송이 국화’다. 끝없이 펼쳐진 언덕을 따라 백색, 황색, 자색의 국화가 파도치고, 여기에 사계절 내내 피고 지는 유럽형 장미원과 청초한 구절초까지 가세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스위스 아펜젤러 초원을 연상시키는 유럽풍 건물들과 어우러진 꽃의 바다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 △65세 이상 어르신 3,000원 △초·중·고 학생은 1,000원이다. 하지만 임실군민을 비롯해 미취학 아동, 관내 군부대 군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변함없이 무료로 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산양 두 마리로 시작된, ‘지정환 신부’의 위대한 유산”

임실치즈테마파크가 다른 가을 명소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 치즈 산업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광활한 테마파크는 1960년대,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디디에 세르스테반스)가 뿌린 기적의 씨앗이다.
1960년대, 전쟁의 상흔이 남은 가난한 산골 마을 임실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는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고심했다. 그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산양 두 마리’를 들여와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치즈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아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 산양유가 아닌 우유로 한국인 최초의 ‘카망베르’와 ‘체더’ 치즈를 개발해 냈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치즈 산업의 시초가 되었다.
현재의 테마파크는 바로 그 역사를 기념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꽃구경을 넘어, 치즈 만들기 체험이나 유가공 체험(※별도 유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 치즈의 역사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임실치즈의 고소한 풍미를 살린 다양한 요리를 맛보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방문 전 필수 확인: 정기 휴무일과 동절기 시간”

이토록 매력적인 임실치즈테마파크지만, 헛걸음을 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정보가 있다. 바로 ‘운영 시간’과 ‘정기 휴무일’이다.
우선, 임실치즈테마파크는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다. 만약 월요일이 공휴일이라면 그다음 날인 화요일에 휴무한다. 주말 인파를 피해 월요일 방문을 계획했다면 일정을 반드시 재조정해야 한다.
또한, 가을이 깊어지며 동절기 운영 시간이 적용된다. 현재 테마파크 개장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17:00)까지다. 입장권 매표는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4시(16:00)에 종료되므로, 늦어도 오후 3시 30분까지는 도착해야 여유롭게 국화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가을의 절정은 짧다. 북적이던 축제 인파가 빠져나가고, 천만송이 국화가 가장 화려하게 타오르는 지금이 바로 임실을 방문할 최적기다. 한국 치즈의 역사와 유럽의 가을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유료 개방이 끝나 는 11월 9일이 가기 전에 서둘러 임실로 떠나야 한다.

















축제기간에 입장료
받어야지 축제기간
끝나면 무료하고
입장료비싸 2천원만 받어라
축제장사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