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명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죠”… 단풍부터 동물원까지 다 있는 도심 속 가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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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공원,
도심 속 가을을 걷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인천대공원 전경
인천대공원 전경 / 사진=인천투어

매년 400만 명, 부산 시민 전체가 한 번씩 다녀가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인파가 찾는 공원이 수도권에 있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 드는 입장료는 ‘0원’이다. 바로 인천대공원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그저 ‘가까워서’, ‘무료라서’ 찾는 곳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을 직접 거닐어보면, 400만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집계가 아니라 이곳이 품은 압도적인 가치에 대한 시민들의 ‘인정’임을 깨닫게 된다.

축구장 370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공간에 800년의 역사가 숨 쉬고, 동물원과 수목원, 그리고 눈부신 가을 단풍이 공존하는 곳. 2025년 가을, 인천대공원이 왜 최고의 나들이 명소인지 그 이유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단풍 터널 너머, 800년의 역사를 만나다”

인천대공원 단풍
인천대공원 단풍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천광역시 남동구 무네미로 236 (장수동)에 위치한 인천대공원의 가을은 호수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 터널’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시작된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 절정을 이루는 이 길들은 걷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힐링을 선사하며,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로 늘 활기가 넘친다. 1만㎡ 넓이의 어울정원을 가득 채운 코스모스 군락 역시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누구나 아는 풍경 너머에 숨겨져 있다. 공원 동문 가까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바로 2021년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지정된 ‘장수동 은행나무’다. 수령이 약 8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고려시대부터 격동의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역사의 증인이다.

인천대공원 항공샷
인천대공원 항공샷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웅장한 자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이 거목 앞에 서면 공원의 깊이가 다르게 느껴진다. 현대적인 공원 한복판에서 천년 가까운 시간을 마주하는 경험은 인천대공원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체험이다.

이 거대한 공원은 하절기(3~10월)에는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동절기에는 밤 10시까지 개방되어 언제든 시민들을 맞이한다. 입장료는 없지만, 자가용 이용 시 주차료는 발생한다. 정문과 동문 주차장은 하루 3,000원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동물원부터 산림욕까지

인천대공원 가을
인천대공원 가을 / 사진=인천투어

인천대공원이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모든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최고의 인기 코스는 단연 ‘어린이동물원’이다.

사막여우, 미어캣, 타조 등 58종 231마리의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으며, 아기자기한 규모로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바로 옆 식물원에서는 열대 식물부터 희귀 식물까지 92과 332종의 다채로운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단, 방문 계획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동물원과 식물원은 시설 점검을 위해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공원 자체는 연중무휴로 개방되지만, 이 두 곳을 핵심 목적지로 삼는다면 월요일은 피해야 헛걸음을 막을 수 있다.

인천대공원 코스모스
인천대공원 코스모스 / 사진=인천투어

또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이나 ‘목재문화체험’ 같은 예약제 프로그램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인라인스케이트장과 풋살장 등 각종 스포츠 시설은 활동적인 시민들을 위한 배려다. 이 모든 것이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거대한 녹지 안에서 자유롭게 펼쳐진다.

대중교통 접근성 또한 완벽하다.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에 내리면 남문까지 도보 3분이면 충분하며, 공원 정문과 동문으로 향하는 시내버스 노선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올 가을, 멀리 떠나지 않고도 자연과 역사, 재미와 휴식을 모두 잡고 싶다면, 400만 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인천대공원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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