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여기 한 번 가보세요”… 친척들과 가기 딱 좋은 국내 최고 가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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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비밀의 정원
단풍과 안개가 겹쳐 만든 가을 수묵화

비밀의 정원 가을 풍경
비밀의 정원 가을 풍경 / 사진=인제 공식블로그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처럼 짙은 안개가 숲을 감싸고, 그 너머로 겹겹의 산맥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동이 트기 전의 푸른빛이 대지에 스며들 때쯤이면, 이미 수십 개의 삼각대가 그 ‘찰나’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아는 사람만 쉬쉬하며 찾아간다는 이곳의 이름은 역설적이게도 이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닌 비밀의 정원이다.

하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무작정 내비게이션을 켜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방문객이 발을 디딜 곳은 잘 꾸며진 공원이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군사작전이 이뤄지는 ‘현역 도로’라는 점이다.

‘비밀의 정원’ 탄생 비화

비밀의 정원 여행객
비밀의 정원 여행객 / 사진=인제 공식블로그

이 신비로운 풍경의 정확한 주소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 산 122-3 일대다. 공식적인 명칭이 아닌 사진가들 사이에서 붙여진 별칭인 비밀의 정원은, 과거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던 군사작전도로였기에 그런 이름을 얻었다.

인적이 끊긴 채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길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간섭 없이 가장 원시적인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게 되었다. 태백산맥의 높은 고도와 독특한 분지 지형은 새벽마다 짙은 안개와 구름바다(운해)를 빚어내는 최적의 조건이 되었고, 이것이 사진가들의 레이더에 포착되면서 ‘성지’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도로변에서의 사진 촬영이 제한적으로 허용되었지만, 이곳의 본질은 여전히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사 시설이라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떻게 담을 것인가

인제 비밀의 정원 가을
인제 비밀의 정원 가을 / 사진=인제 공식블로그

이곳의 풍경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과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겨울에는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나는 상고대와 설경이 압권이다.

하지만 비밀의 정원의 매력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는 단연 가을이다. 10월 중순, 울긋불긋한 단풍이 산 전체를 물들일 때 새벽안개가 계곡을 채우는 풍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이다.

최고의 장면을 포착하려면 무조건 이른 새벽에 도착해야 한다. 이미 전국적인 출사지로 알려져 해가 뜨기도 전에 길가는 삼각대로 장사진을 이룬다. 대관령이나 정령치처럼 넓은 주차장이나 전망대가 있는 곳과는 다르다. 오직 좁은 갓길 위에서, 자연이 허락하는 짧은 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방문객 행동 철칙

인제 비밀의 정원
인제 비밀의 정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홍정표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보다 우선하는 것은 ‘존중’과 ‘안전’이다. 이곳을 방문하기로 했다면 몇 가지 중요한 철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군 장병의 통제는 법과 같다.

아침이 되면 작전 및 교통 통제를 위해 현장에 나오는 군 장병이 “자리를 비켜달라”, “이동해달라” 등의 요청을 할 시, 이유를 불문하고 즉시 따라야 한다. 이는 단순한 협조 요청이 아닌, 군사작전 지역 내에서의 필수 의무사항이다.

또한, 이곳은 머무는 곳이 아닌 스쳐 지나가는 곳이므로 장시간 체류는 절대 금물이다. 원하는 사진을 찍었다면 즉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우고 현장을 떠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예의다. 주차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인제 비밀의 정원 풍경
인제 비밀의 정원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동수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어 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야 하므로,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가장자리에 주차하고 다른 차량과 군 작전 차량의 이동 경로를 항상 확보해야 한다. 특히 이곳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포함될 수 있어 허가 없는 드론 촬영은 관련 법규에 따라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이나 쓰레기통 같은 편의시설은 전무하다. 자신이 가져온 모든 것은 작은 쓰레기 하나까지 반드시 되가져가야만 이 비경을 오랫동안 모두가 누릴 수 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인제관광정보센터(033-460-2170)에 문의할 수 있지만, 현장의 통제는 전적으로 군의 권한임을 기억해야 한다.

인제 비밀의 정원은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풍경이다. 셔터를 누르는 권리보다 그곳을 지키는 군 장병의 임무와 자연을 존중하는 책임이 훨씬 더 무겁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이곳의 진짜 아름다움을 마주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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