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것만으로 힐링 100%”… 250만 그루가 만든 편백나무 숲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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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장성 치유의숲
피톤치드 향 가득한 축령산 편백숲

국립 장성 치유의숲
국립 장성 치유의숲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잿빛 도시의 소음과 분주한 일상에 잠시 쉼표가 필요할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본능적으로 자연의 깊은 숨결을 갈망한다.

그럴 때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250만 그루의 나무가 거대한 녹색 성벽을 이루는 곳, 청량한 피톤치드 향이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장성 축령산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눈에 보이는 장대한 풍경 너머,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헌신이 국가가 공인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위대한 서사에 있다.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회복을 선사하는 숲의 진면목을 탐구해 본다.

한 사람의 평생이 대한민국 최대의 숲이 되다

국립 장성 치유의숲 편백나무
국립 장성 치유의숲 편백나무 / 사진=장성군 공식블로그

오늘날 우리가 거니는 이 울창한 숲의 공식 명칭은 국립 장성 치유의숲으로,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 추령로 778에 그 중심을 두고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의 상흔으로 민둥산이 되어버린 황무지에서 시작되었다.

숲을 되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평생을 바친 춘원 임종국 선생. ‘독림가(篤林家)’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그는 1956년부터 21년간 사재를 털어 편백나무와 삼나무 250만 그루를 심고 가꾸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그의 숭고한 땀방울은 1,148ha에 달하는 거대한 숲을 일구어냈고, 정부는 그의 공로를 기려 2002년 ‘숲의 명예의 전당’에 헌정했다. 더 나아가 산림청은 2010년, 숲의 핵심 구역인 388ha를 국유림으로 매입하여 ‘국립 장성 치유의숲’으로 지정했다.

이는 한 개인의 유산이 국민 모두를 위한 체계적인 산림복지자원으로 공식 승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곳의 나무들은 이제 40년에서 60년생의 건강한 성목이 되어, 찾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그늘과 위안을 내어주고 있다.

과학이 깃든 국가대표 치유 공간

국립 장성 치유의숲 산책
국립 장성 치유의숲 산책 / 사진=장성군 공식블로그

국립 장성 치유의숲의 가장 큰 자산은 단연 피톤치드다. 스트레스 해소, 심신 안정,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이 천연 물질을 마시며 걷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산림욕이 된다.

하지만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상주하며 숲의 환경요소를 활용한 전문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숲속에서 즐기는 해먹 체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명상, 오감 깨우기 등 다채로운 유료 프로그램은 지친 현대인에게 맞춤형 회복을 선사한다.

국립 장성 치유의숲 편백나무숲길
국립 장성 치유의숲 편백나무숲길 / 사진=장성군 공식블로그

한 산림치유 전문가는 “숲을 제대로,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혼자 걷는 것보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길 권한다”며, “숲의 과학적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전문 프로그램은 산림청의 통합예약시스템 ‘숲e랑’을 통해 사전 예약 후 참여할 수 있으며, 숲 자체의 입장과 주차는 연중 무료로 개방된다.

누구와 함께든, 어떤 길이든 좋다

장성 축령산 치유의숲 편백나무
장성 축령산 치유의숲 편백나무 / 사진=장성군 공식블로그

이곳은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누구나 숲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다. 총 10.2km에 달하는 6개의 테마 숲길은 방문객의 체력과 취향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한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걷기 좋은 ‘산소숲길’부터 명상에 잠기기 좋은 ‘하늘숲길’,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완만한 ‘맨발숲길’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방문자센터는 동절기(17:00까지)와 하절기(18:00까지) 운영시간이 다르지만, 숲길 자체는 연중 열려있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고즈넉한 산책도 가능하다.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짙어지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가 방문 최적기로 꼽히며, 숲속은 기온이 낮을 수 있으니 가벼운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축령산 편백나무
축령산 편백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에 KTX, SRT는 장성역에 하차하여 택시를 이용하면 약 25분 소요, 요금 약 15,000원 정도이다. 버스는 장성 터미널에서 07번 버스를 탑승하고 추암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국립 장성 치유의숲은 이제 단순한 삼림욕장을 넘어섰다. 한 사람의 위대한 헌신 위에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가 더해져, 국민 누구나 과학적인 ‘숲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국가대표 산림복지시설로 자리매김했다.

별도의 비용 없이 그저 숲을 거닐며 얻는 평온함도, 전문가와 함께하며 얻는 깊이 있는 회복도 모두 가능한 곳. 이번 주말,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의 생명력으로 나를 가득 채우는 치유의 여정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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