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대통령도 반했구나”… 출렁다리에서 6,000그루 메타세쿼이아 즐기는 단풍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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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단풍 물든 메타세쿼이아 숲

장태산자연휴양림 출렁다리
장태산자연휴양림 출렁다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 무르익으면 전국의 산야가 저마다의 색을 뽐내지만, 유독 이곳의 풍경은 압도적이다. 하늘을 향해 직선으로 뻗은 수천 개의 기둥이 일제히 주홍빛으로 타오르는 광경이다.

SNS 속 수많은 ‘인생 사진’의 배경이 된 이곳은, 그러나 단순한 포토존이나 공원이 아니다.

한 사람의 30년 집념이 황무지를 거대한 숲으로 바꿔낸 역사의 현장이자, 한때 대통령의 휴식처로 선택되었던 국가대표급 힐링 공간이다.

‘대전 관광명소 12선’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이곳은, 심지어 이 모든 경험을 입장료와 주차료 없이 제공한다. 한 사람의 꿈이 모두의 선물로 완성된 곳,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숨겨진 가치와 핵심 명소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장태산자연휴양림 메타세쿼이아
장태산자연휴양림 메타세쿼이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장태산자연휴양림의 공식 주소는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로 461 (장안동)이지만, 이 숲의 이야기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울창한 숲은 본래 한 개인의 소유였다. 평생 나무를 사랑한 ‘독림가’ 고(故) 임창봉 선생이 1972년부터 이 불모지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핵심 수종은 바로 메타세쿼이아다. 무려 6,000여 그루가 넘는 메타세쿼이아와 편백나무 등이 그의 땀과 함께 20여 년간 자라났다.

마침내 1990년대 초, 이곳은 ‘국내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이라는 역사적인 타이틀로 문을 열었다. 한 사람의 신념이 척박한 땅을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숲의 심장을 관통하는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타워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타워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대전시가 인수한 뒤, 장태산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숲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그 정점이 바로 ‘숲속 어드벤처’라 불리는 공중 산책로이다.

지상이 아닌, 빽빽한 메타세쿼이아 숲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이 시설은 방문객에게 마치 새가 된 듯한 특별한 시점을 선사한다.

‘스카이웨이’라 명명된 이 공중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숲의 가장 높은 곳에 거대한 나선형 탑이 나타난다. 높이 27미터에 달하는 ‘스카이타워’다. 이 타워는 엘리베이터 없이 오직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빙글빙글 걸어 올라가도록 설계되었다.

타워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는 수천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빚어낸 거대한 주홍빛 카펫이, 눈앞으로는 장안저수지와 장태산의 산그리메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대통령의 산책로, 스릴과 명상을 동시에 ‘출렁다리’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스카이타워가 수직적인 감동을 준다면, 수평적인 스릴과 고요한 풍경을 동시에 선사하는 곳은 ‘출렁다리’다. 스카이타워에서 내려와 숲길을 조금 더 걸으면, 메타세쿼이아 숲의 협곡을 잇는 아찔한 현수교가 나타난다.

이곳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며 산책한 ‘힐링 코스’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다리 한가운데 서서 좌우로 펼쳐진 숲의 심장부를 바라보는 순간, 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함께 일상의 시름이 씻겨나가는 듯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아이들이 숲속에서 뛰어놀 수 있는 아담한 놀이터와 고요한 산책로가 이어져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주차 및 핵심 시설 이용 완벽 가이드

장태산자연휴양림 가을 풍경
장태산자연휴양림 가을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방문객을 위한 편의를 극대화한 곳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총 42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동선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제4주차장과 제5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 두 곳이 스카이타워와 출렁다리 입구에서 가장 가깝다.

단, 핵심 시설 이용에는 안전을 위한 시간제한이 있다. 숲속 어드벤처(스카이타워, 스카이웨이)와 출렁다리는 일몰 시간에 맞춰 계절별로 운영 시간이 다르다.

장태산자연휴양림 단풍
장태산자연휴양림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민옥선

동절기(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춘추절기(3월부터 6월, 9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하절기(7월부터 8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한다.

또한, 안전을 위해 비나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부는 등 악천후 시에는 이 시설들의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날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전 시민을 넘어 전 국민의 ‘인생 가을 명소’가 된 곳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온전한 휴식을 원한다면, 30년의 시간이 쌓인 붉은 숲, 장태산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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