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산림청이 뽑은 20선에 들었구나”… 시니어도 부담 없는 7.5km 트레킹 명소

입력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완벽 코스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 사진=제천시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면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인생 산책로’ 하나쯤은 품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길 중에서 진짜 보석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 만약 대한민국 산림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명품’이라고 인증한 길이 있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그런 곳이 있다. 흔한 동네 뒷산 산책로 같아 보이지만, 한 걸음 내디디면 국가대표급 풍경과 치유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이 그 주인공이다.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 사진=제천시 공식 블로그

제천 의림지 한방치유숲길은 충청북도 제천시 모산동 259, 비룡담 저수지 일원에서 시작되는 약 7.5km의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의 가장 큰 특징은 2020년, 산림청이 직접 전국의 숲길을 평가해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숲길 2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산림청의 인증은 단순히 경치가 아름답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기반 시설,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의 연계성, 그리고 숲 자체가 지닌 생태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이 길은 이름처럼 ‘한방’과 ‘치유’를 주제로 2020년 7월에 완공되었다. 제천이 가진 약초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숲길에 녹여내,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정화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입장료주차료는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어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2.35km 물안개길과 5.19km 솔향기길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반영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반영 / 사진=제천시 공식 블로그

의림지 한방치유숲길의 백미는 단연 비룡담 저수지를 감싸고도는 ‘물안개길’이다. 총 2.35km에 이르는 이 구간은 대부분 평탄한 데크길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은 “기존의 소나무들을 베어내지 않고, 나무를 그대로 통과하도록 설계한 데크길에서 자연 친화적인 배려가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맑은 날에는 푸른 저수지 물에 비친 숲과 하늘의 반영이 마치 북유럽의 어느 호숫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침 일찍 찾는다면 이름처럼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풍경을 마주할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물안개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5.19km의 ‘솔향기길’로 이어진다. 이곳부터는 흙길과 야자매트가 깔린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큰 오르막 없이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며, 길 양옆으로 길게 뻗은 소나무 군락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숲길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모습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모습 / 사진=제천시 공식 블로그

이 숲길의 가치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길의 이름에 포함된 ‘의림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명승지다.

숲길은 제2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 저수지에서 시작하지만, 그 배경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의림지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과거 농경 사회의 기반이었던 저수지가 오늘날 시민들의 휴식과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숲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 너머로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의 오랜 시간과 지혜를 함께 느껴보는 것은 의림지 한방치유숲길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초보자도 문제없는 방문 정보

의림지 야경
의림지 야경 / 사진=제천시 공식 블로그

이곳을 처음 방문한다면 내비게이션에 ‘비룡담저수지’ 또는 ‘제천시청소년수련원’을 목적지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특히 제천시청소년수련원(충북 제천시 모산동 259) 주차장은 공간이 매우 넓어 주말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솔밭공원을 지나 비룡담 쉼터 방향으로 걸으면 자연스럽게 물안개길과 이어진다.

전체 7.5km 코스를 모두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비룡담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물안개길(약 2.4km, 40분~1시간 소요)만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만으로도 산림청이 왜 이곳을 ‘명품’이라 칭했는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공인한 ‘치유’와 ‘휴식’의 공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제천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천년의 역사가 깃든 땅 위로 새롭게 조성된 명품 숲길은 분명 기대 이상의 만족과 평온을 선사할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