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피톤치드 가득한 힐링 편백나무 숲 명소

입력

안돌오름 비밀의숲
공공 숲과 다른 제주의 보석

안돌오름 비밀의숲 모습
안돌오름 비밀의숲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제주에는 저마다의 깊은 역사와 성격을 품은 위대한 숲들이 존재한다. 수백 년 세월을 견딘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뿜어내는 장엄함에 경외심마저 드는 비자림, 삼나무가 시원하게 뻗어 상쾌한 위로를 건네는 사려니숲길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가가 보호하고 모두에게 열린, 제주의 장대한 자연을 상징하는 ‘공공의 걸작’이다.

하지만 최근, 이 거대한 걸작들과는 전혀 다른 서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이 등장했다. 광활한 자연 그 자체보다는, 안개 낀 편백나무 숲 사이의 오두막이나 초록빛 들판에 놓인 의자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로 한 개인의 오랜 시간과 집념이 빚어낸 비밀의 정원, 안돌오름 비밀의숲이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유행하는 ‘사진 명소’라는 수식어 너머, ‘누가, 그리고 왜 이토록 신비로운 공간을 만들었는가’라는 태생적 비밀 속에 숨어있다. 그 비밀이야말로 이 숲을 제주의 다른 어떤 숲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장소로 만든다.

안돌오름 비밀의숲
안돌오름 비밀의숲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안돌오름 비밀의숲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173에 자리한 독특한 공간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림(公共林)이 아닌, 개인이 30여 년에 걸쳐 손수 일군 ‘사유지’라는 점이다.

이는 제주 대표 숲인 비자림(천연기념물)이나 사려니숲길(국유림)과 근본적인 차이를 만든다. 잘 보존된 자연을 위해 지정된 탐방로를 따라 걸어야 하는 공공 숲과 달리, 이곳에선 정해진 길이 없다.

방문객은 발길 닿는 대로 편백나무 숲 사이를 거닐고, 드넓은 초원 한가운데 멈춰 서거나, 고즈넉한 돌담길을 따라 자신만의 산책 코스를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

제주 비밀의 숲 반려동물 동반 가능
제주 비밀의 숲 반려동물 동반 가능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이러한 자유로움은 숲 곳곳에 스며든 주인의 미학적 손길과 만나 시너지를 낸다. 곧게 뻗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주는 피톤치드 가득한 힐링은 기본, 숲길 끝에 예고 없이 나타나는 광활한 초원은 감탄을 자아낸다.

계절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봄이면 유채꽃이, 가을이면 핑크뮬리와 억새가 주인의 계획에 따라 숲의 색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마치 계절마다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갤러리처럼, 언제 방문해도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오직 이곳만이 가진 매력이다. “마치 잘 가꿔진 거대한 비밀 정원에 초대받은 기분이었어요. 정해진 길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한 방문객의 후기는 이곳의 정체성을 정확히 요약한다.

30년의 정성이 빚어낸 힐링의 공간

비밀의숲 트럭 카페
비밀의숲 트럭 카페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이 숲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갖추지는 않았다. 본래 버려졌던 땅을 현재의 주인이 30여 년 전부터 조금씩 나무를 심고 정성을 들여 가꾸면서 지금의 안돌오름 비밀의숲이 탄생했다.

‘비밀의 숲’이라는 이름 역시 지도에 잘 나타나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오던 시절, 방문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붙여졌다. 숲 입구의 민트색 레트로 트럭은 이제 단순한 매표소를 넘어 이곳의 상징적인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방문을 계획한다면 몇 가지 실용적인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좋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6시에 마감된다.

제주 비밀의숲
제주 비밀의숲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입장료는 일반 4,000원, 65세 이상 3,000원, 7세 이하 2,000원이며 3세 미만 유아는 무료다.

내비게이션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포장도로를 통해 편안하게 진입하려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1887-1’을 먼저 검색한 뒤, 목적지에 다다르면 다시 ‘안돌오름 비밀의숲’ 또는 ‘송당리 2173’으로 설정해야 한다.

주차는 입구 근처 도로변에 무료로 가능하며, 숲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으므로 입구의 간이 화장실을 미리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견 동반도 가능해(목줄 및 배변봉투 필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제주의 바다와 오름이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한 사람의 오랜 꿈과 정성이 빚어낸 이 특별한 숲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차례다. 잘 짜인 관광지가 아닌, 살아 숨 쉬는 개인의 정원을 산책하는 경험은 당신의 제주 여행에 가장 비밀스럽고도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더해줄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