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백수목원
150년 이어온 동백나무 전설

한라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작은 마을, 12월의 찬바람이 스치는 이곳에 겨울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숲이 있다. 150년 전 한 할머니가 황무지에 심은 동백나무 한 그루는 세월을 거쳐 증손자의 손으로 이어졌고, 그는 1977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사람의 힘으로 이 숲을 일궈냈다.
귤밭이었던 땅에 꺾꽂이 방식으로 심은 애기동백나무는 이제 6m 높이로 하늘을 가리며 터널을 만들고, 500여 가지 품종의 동백꽃은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피어나 방문객을 맞는다.
4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이 작은 정원은 야자수와 연못, 조각상이 어우러져 제주의 겨울을 가장 화려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3대에 걸쳐 이어진 동백 사랑의 결실, 그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봤다.
제주동백수목원

위미동백군락지를 처음 조성한 현맹춘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은 증손자는 1977년 귤나무 대신 동백나무를 선택했다. 꺾꽂이 방식으로 하나씩 심어간 애기동백나무는 48년이 흐른 지금 6m를 훌쩍 넘는 거목으로 자라났고, 수백 그루가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일반 동백나무와 달리 애기동백은 작은 꽃이 다발처럼 모여 피는 게 특징인데, 오랜 세월 자란 이곳 나무들은 둥근 수형이 아름답고 꽃송이가 빽빽하게 달려 있다.

이 수목원의 매력은 동백나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야자수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감귤나무와 소국화가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연못 옆 분수대에서는 물소리가 고요함을 깨우고, 전망대에 오르면 남원읍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500여 품종이나 되는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어 1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긴 기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1월 초가 가장 화려한 시기, 아침 9시 방문이 최고

춘백·추백·동백으로 구분되는 동백꽃 중 이곳은 겨울 동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장 화려한 시기는 12월 중순에 시작해 1월 초까지 이어지며, 이때 찾아가면 숲 전체를 뒤덮은 붉은 물결을 만날 수 있다.
다만 그해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으니, SNS나 지도 앱에서 최근 방문자들이 올린 사진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오후 3시 이전 방문을 추천한다. 자연광이 충분한 시간대에 담은 사진이 색감이 살아있고 선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들어가면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고, 이슬 맺힌 동백꽃의 생생한 모습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높이 6m 이상 자란 애기동백나무들이 만든 터널 속을 걷는 경험은 마치 붉은 꽃비가 쏟아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겨울 5개월만 문 여는 정원, 무료 주차에 화장실 완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29-2에 위치한 이 수목원은 11월부터 3월까지 동절기에만 개방된다. 매일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연중무휴이지만 겨울철 5개월 동안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8,000원이고 어린이는 5,000원이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경로 우대 대상자, 제주도민은 6,0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화장실 시설도 갖춰져 있어 불편함이 없다.
단, 드론을 띄우는 건 금지되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위미동백군락지가 바로 인근에 있지만 별도 공간이므로, 여유가 있다면 두 곳을 연결해 둘러보는 일정도 괜찮다.

제주동백수목원은 한 사람의 48년 정성이 만들어낸 겨울 정원이자, 500여 품종 동백꽃이 펼치는 붉은 향연의 무대다.
할머니가 심은 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해 증손자의 손으로 완성된 이 숲은 제주 겨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라산 자락 아래 펼쳐진 붉은 터널은 차가운 겨울바람마저 따뜻하게 감싸며, 150년 이어온 동백 사랑의 깊이를 보여준다.
12월 중순부터 1월 초 사이, 동백꽃이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는 시기에 이곳을 찾아보길 권한다. 이른 아침 한적한 숲길을 걸으며 붉은 꽃송이가 쏟아지는 터널을 지나다 보면, 제주의 겨울이 왜 특별한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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