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제주 올레 9코스 군산 오름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을 걷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떠날 때다. 제주의 남서부를 따라 이어지는 올레 9코스는 마치 한 편의 풍경화를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바닷가 포구부터 숲길, 오름, 계곡까지, 그 모든 자연의 장면들이 하루에 담긴다. 특히 더운 계절, 시원한 그늘과 물길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무더위를 피하기에도 제격이다.

올레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시작한다. 어촌마을 특유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이곳을 지나면 곧 박수기정이 펼쳐진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의 장관은 걷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길을 따라 대평마을을 지나면 어느새 군산오름 입구가 등장한다. 숲으로 둘러싸인 이 오름은 제주의 기생화산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도보로 30분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정상에서는 남쪽의 바다와 한라산, 서쪽의 마라도와 산방산까지 서귀포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쌍봉처럼 솟은 바위와 기암괴석들이 인상적이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일출 명소로도 손꼽힌다. 정상부의 전망만으로도 이 코스를 택할 이유는 충분하다.

군산오름을 내려와 약 2km를 더 걷다 보면, 제주가 간직한 마지막 원시림 중 하나인 안덕계곡이 펼쳐진다. 빽빽하게 들어선 난대림과 그 속을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선선함을 유지한다.
안덕계곡 상록수림지대는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계곡을 따라 형성된 기암절벽과 이끼 낀 돌길은 마치 숨겨진 비밀의 숲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운 곳’을 넘어, 제주의 자연이 얼마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관광객보다는 탐방객이 더 많은 이유다.
제주의 자연을 가장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올레 9코스는 최고의 선택이다. 걷는 내내 이어지는 숲 그늘과 물길, 전망과 생태는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 깊은 치유와 사색을 선사한다.

시작은 바다에서, 끝은 계곡에서 중간에 만나는 오름은 그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면 지금 바로 떠나보자. 올레 9코스는 당신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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