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천 원인데 이런 규모라니”… 9만 평 삼나무 숲이 피톤치드 뿜는 산책 명소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삼나무 300ha가 깨어나는 봄 산책 명소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삼나무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삼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3월의 제주는 섬 전체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다. 유채꽃이 해안을 노랗게 물들이는 동안, 봉개동 산자락에서는 소리 없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삼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봄 햇살이 숲 바닥을 데우며, 겨우내 잠들었던 초록이 천천히 살아난다.

이 숲은 1960년대 중반 잡목을 걷어낸 자리에 삼나무를 대규모로 심어 조성한 인공림이다. 30-45년생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200ha 조림지는 자연림 100ha와 어우러져 총 300ha(약 9만 750평)의 울창한 산림을 이루며, 계절이 바뀔수록 숲의 표정도 달라진다.

봄은 이 휴양림을 찾기에 특히 좋은 시기다.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 한적함 속에서 삼나무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전히 누릴 수 있으며, 성인 1,000원이라는 부담 없는 입장료 덕분에 가족 모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봉개동 산자락에 뿌리내린 삼나무 조림지의 역사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입구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입구 / 사진=제주절물자연휴양림

제주절물자연휴양림(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명림로 584)은 봉개동 일대 300ha 산림을 바탕으로 1997년 7월 23일 개장한 국립 산림 휴식공간이다.

1960년대 중반 잡목을 제거한 자리에 심은 삼나무는 수십 년에 걸쳐 우량 조림지로 성장했으며, 이 조림지를 토대로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었다.

인공림 200ha와 자연림 100ha가 결합된 총 300ha 규모는 제주 원시 자연의 다양한 식생을 함께 품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다. 봄이 되면 자연림 구간을 중심으로 새잎이 돋아나며 삼나무의 짙은 초록과 연한 연두가 뒤섞여 숲의 색감이 한층 풍부해진다.

무장애 산책로와 목공예 체험이 어우러진 숲속 시설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산책로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산책로 / 사진=제주절물자연휴양림

이 휴양림의 가장 큰 강점은 계단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다. 경사가 낮고 목재 데크가 깔린 길은 노약자와 어린이는 물론 휠체어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큰 어려움 없이 숲길을 거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봄철에는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걸으며 새소리와 함께 피톤치드를 만끽하기 좋다. 산책로 곳곳에는 수명을 다한 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장승이 세워져 있으며, 목공예체험장·폭포·연못·잔디광장·운동시설·어린이 놀이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하루를 여유롭게 채울 수 있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약수터와 절물오름 봄 전망

제주절물자연휴양림 모습
제주절물자연휴양림 모습 / 사진=제주절물자연휴양림

휴양림 안에는 오래전부터 신경통과 위장병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지는 약수터가 자리한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약수는 제주도 분기 1회, 제주시 월 1회 주기로 수질 검사를 받고 있어 신뢰도가 높다.

휴양림과 맞닿은 절물오름은 해발 697m의 기생화산으로, 말발굽형 분화구가 특징이다. 봄에는 오름 사면을 따라 새잎이 올라오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한결 맑다.

맑은 날에는 동쪽의 성산일출봉, 서쪽의 무수천, 북쪽의 제주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왕복 1시간 코스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입장료·주차 안내와 숙박 예약 정보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연못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연못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운영 시간은 매일 07:00-17:00이며 연중무휴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으로, 만 65세 이상과 만 6세 이하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20명 이상 단체는 성인 8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200원이 적용된다. 주차료는 경형 1,500원, 중·소형 3,000원, 대형 5,000원이며 숙박 이용객은 무료다.

숙박 시설은 숲나들e(foresttrip.go.kr) 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숲속의 집 4인 기준, 비수기주중 45,000원 성수기주말 82,000원이다. 선착순·장애인우선·다자녀추첨제로 배정된다. 성수기(7월 15일-8월 24일) 이전인 봄철은 비교적 한산하여 여유로운 방문이 가능하다. 문의는 064-728-1510으로 가능하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 풍경
제주절물자연휴양림 풍경 / 사진=제주절물자연휴양림

이른 봄, 삼나무 숲이 새 계절의 기운을 머금기 시작할 때 이 휴양림은 조용히 절정을 준비한다. 성수기의 혼잡함 없이 숲 본연의 고요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봄 방문의 가장 큰 이유다.

유채꽃 너머의 제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봉개동 삼나무 숲길을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봄의 피톤치드를 깊이 들이마셔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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