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열렸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용암동굴

수만 년의 세월이 빚어낸 거대한 용암 통로인 만장굴이 긴 휴식을 마치고 제주의 원시적인 숨결을 다시 전합니다.

제주 만장굴
제주 만장굴 / 사진=비짓제주

핵심 요약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은 낙석 방지 공사를 마치고 2026년 5월 말부터 제2입구에서 용암석주까지의 1km 구간을 재개방합니다.
  •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성인 기준 4,000원의 입장료가 발생하고 매월 첫째 수요일은 정기 휴관일입니다.
  • 동굴 내부 온도가 10도 안팎으로 낮으므로 겉옷을 지참해야 하며 무료 전문 해설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현장에서 신청 가능합니다.

초여름 햇살이 제주 동쪽 들판을 내리쬐는 계절, 땅 아래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지상의 열기와 무관하게 10도 안팎의 냉기를 품은 공간, 수만 년 전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 만들어낸 거대한 통로가 마침내 다시 열린다.

2023년 12월, 동굴 입구 결빙이 해동되면서 낙석이 발생했고 전면 통제에 들어간 지 2년 5개월 만이다. 안전 보강 공사를 마친 만장굴이 2026년 5월 말 재개방을 앞두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용암동굴계의 핵심 명소가 다시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길이 7.4km, 최고 높이 23m에 달하는 이 공간은 규모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만장굴은 예전보다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서 있다.

1946년 꼬마탐험대가 발견한 용암동굴의 역사

제주 만장굴 모습
제주 만장굴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만장굴(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길 182)은 한라산 북동쪽 사면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빚어낸 세계적 규모의 용암동굴이다.

1946년 부종휴 교사와 꼬마탐험대가 처음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으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전체 길이 7.4km, 최고 높이 23m, 최대 폭 18m로 단일 용암동굴로는 세계 최대급에 속하며, 동굴 내부의 다양한 지형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현재는 제2입구에서 출발하는 1km 구간만 일반에 공개되며, 나머지 구간은 생태 보전을 위해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7.6m 용암석주의 장관

만장굴 용암석주
만장굴 용암석주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탐방 구간 끝자락에는 만장굴 최고의 볼거리가 기다린다. 높이 7.6m의 용암석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지형물이다.

용암이 천장에서 흘러내리며 형성된 이 석주는 동굴 바닥과 맞닿아 웅장한 기둥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붉은빛과 흑갈색이 뒤섞인 표면이 조명 아래 독특한 질감을 드러낸다.

동굴 벽면 곳곳에는 용암선반과 용암유석 등 다양한 용암 지형이 분포하며, 동굴 형성 과정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전문 해설사 프로그램(09:00~17:00, 현장 신청, 무료)을 활용하면 지형 형성의 원리와 역사를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멸종위기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생태 공간

제주 만장굴 풍경
제주 만장굴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만장굴은 지형 명소인 동시에 중요한 생태 서식지다. 관박쥐와 긴가락박쥐 수천 마리가 동굴 안에서 겨울잠을 자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붉은박쥐(황금박쥐)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황금빛 털을 지닌 이 박쥐는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게 발견되며, 만장굴 내부에서 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기록이 있다.

연중 10도 안팎의 기온과 95% 이상의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이 이 같은 생태계를 가능하게 한다. 관람 시 얇은 겉옷을 반드시 챙기는 편이 좋으며, 동굴 생태 보전을 위해 음식물 반입과 플래시 촬영은 자제해야 한다.

재개방 일정과 이용 안내

용암동굴
용암동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2026년 5월 말 재개방 예정이며, 운영시간은 09:00~18:00(입장 마감 17:10)이다. 매월 첫째 수요일은 휴무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2,000원이며,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된다.

대형차 60대, 소형차 75대를 수용할 수 있어 단체 방문도 무리 없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하며, 대중교통 이용 시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810번 버스를 타면 만장굴 입구까지 닿는다.

2년 5개월의 공백 동안 만장굴은 더 단단하게 정비됐다. 황금박쥐가 잠든 그 고요한 공간은, 이제 다시 사람의 발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의 지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번 여름이 그 답을 확인할 가장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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