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노르블랑,
산방산 아래 펼쳐진 핑크뮬리 가든

제주의 가을은 예술과 같다. 그리고 여기, 그 예술을 가장 먼저, 가장 완벽하게 전시하는 특별한 갤러리가 있다. 흔한 카페나 정원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프랑스 고성의 품격과 제주의 광활한 자연을 캔버스 삼아 계절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곳, 서귀포 안덕면의 마노르블랑(Manor Blanc)이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가을 시즌의 가장 화려한 기획전이 이틀 뒤인 9월 12일 막을 올린다.
핑크빛 설렘, 핑크뮬리 필드

이번 가을 특별전의 주인공은 단연 ‘핑크뮬리’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분홍빛 물결이 시작되는 것으로 유명한 마노르블랑의 2,000여 평 정원은, 9월이 되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선 듯한 몽환적인 풍경으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이곳의 핑크뮬리가 특별한 진짜 이유는 그 배경에 있다.
묵직하게 버티고 선 산방산과 그 너머 송악산, 점점이 떠 있는 형제섬과 사계리의 푸른 바다까지. 제주의 가장 상징적인 풍광이 핑크뮬리의 배경이 되어주니, 그 어떤 액자도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다.
올해의 핑크뮬리 축제는 2025년 9월 12일 금요일부터 11월 31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핑크뮬리뿐만 아니라 가을장미, 댑싸리, 팜파스 등 다채로운 식물들이 조연으로서 ‘작품’의 깊이를 더하니, 관람객은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가을의 모든 색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유럽 귀족의 응접실을 거닐다

‘가든 갤러리’ 마노르블랑의 진가는 야외 전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특한 프랑스풍 석조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을 거슬러 유럽의 어느 귀족 저택에 초대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성껏 수집한 유럽 각지의 앤티크 찻잔과 섬세한 피겨린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한쪽에서는 육중한 매킨토시 오디오와 비비드 스피커가 공간을 풍성한 클래식 선율로 물들인다.
창밖으로는 제주의 거친 자연이, 안에서는 유럽의 정제된 문화가 흐르는 이 독특한 대비야말로 마노르블랑이라는 갤러리가 가진 최고의 소장품이다.
나에게 맞는 티켓을 고르는 법

이 특별한 갤러리를 관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방문 목적에 따라 현명하게 선택하자.
첫째, ‘1인 1음료’ 방식이다. 갤러리 내부의 테이블에 앉아 음악과 함께 여유롭게 작품(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음료를 주문하면 정원 입장은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둘째, ‘입장권 구매’ 방식이다. 카페를 이용할 계획 없이, 오직 정원의 핑크뮬리와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중학생 이상은 5,000원이며,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이 멋진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주서로2100번길 46, 넓은 전용 주차장(입출구 분리)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관람은 시작된다. 여름의 수국 기획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이제 가을의 핑크뮬리 특별전이 우리를 기다린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아름답게 포착해내는 살아있는 갤러리, 마노르블랑에서 제주의 가을을 온전히 소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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