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길 100선 든 이유 있네”… 유채꽃이 가득한 10km 드라이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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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로 유채꽃도로, 2006년 건설교통부 선정 아름다운 길

녹산로 유채꽃도로
녹산로 유채꽃도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3월이 저물어가는 무렵, 제주 중산간에는 두 가지 색이 동시에 번진다. 도로 양쪽으로 노란 유채꽃이 가득 피어오르고, 그 위로 왕벚나무 가지에서 흰 꽃잎이 흩날린다. 하늘과 땅이 함께 물드는 이 풍경은 제주 어디서도 10km라는 길이로 이어지지 않는다.

2006년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린 이 도로는 가시리 마을 제1경으로도 꼽힌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중산간 지형 위로 유채꽃밭과 흙길, 왕벚나무가 차례로 이어지며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봄 절정기에 이 길은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피어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한다. 오름군 너머 한라산까지 시야에 담기는 이 드라이브 코스는 제주 봄 여행의 중심에 서 있다.

녹산로 유채꽃도로의 입지와 역사적 배경

녹산로 유채꽃도로 풍경
녹산로 유채꽃도로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녹산로 유채꽃도로(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로565번길 20)는 가시리 교차로 입구에서 정석비행장까지 약 10km에 걸쳐 이어지는 도로다.

이 땅은 조선시대 국영 목마장이었던 녹산장의 옛 터로, 1709년(숙종 35) 이후 산마장 중 하나로 편제되어 어승마·전마·역마를 생산하던 곳이다. 동서 75리, 남북 30리에 이르는 광활한 목장이었으며, 정조 때에는 녹산장이 갑마장으로 지정되어 1794년부터 1899년까지 약 100년간 최상급 말인 갑마를 집중 사육하는 공간으로 쓰였다.

오늘날 가시리 마을은 이 7.4㎢ 규모의 공동 목장 터 위에 유채꽃단지와 조랑말박물관,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냈다.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펼쳐지는 봄 절경

녹산로 유채꽃도로 모습
녹산로 유채꽃도로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녹산로의 핵심은 도로 구조에 있다. 차도 바로 옆으로 유채꽃밭이 시작되고, 그 너머 흙길을 따라 왕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는 노란 유채꽃과 흰 벚꽃이 동시에 절정을 이루며, 이 교차 지점이 도로 최고의 촬영 포인트가 된다. 유채꽃은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이어지지만, 중산간 기준으로 3월 말에서 4월 초가 가장 화려한 시기다.

도로 주변으로는 따라비오름과 갑선이오름 등 오름군이 배경을 이루며, 멀리 한라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가시리 마을 공동 소유지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의 풍차도 유채꽃밭과 어우러져 이 지역만의 독특한 풍광을 완성하는 셈이다.

주변 연계 명소와 방문 활용 팁

풍차와 유채꽃밭
풍차와 유채꽃밭 / 사진=ⓒ한국관광공사 신희섭

녹산로 주변에는 함께 둘러보기 좋은 명소가 모여 있다. 조랑말체험공원(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41-8)에는 조랑말박물관과 따라비 승마장, 캠핑장이 자리하며 주차도 가능해 거점으로 활용하기 좋다.

갑선이오름(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로592번길 일원)은 말굽형 굼부리로 유명한 오름으로 둘레 1,859m, 높이 188.2m이며 상시 무료 개방된다.

유채꽃프라자(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464-65)는 숙박과 카페, 야외무대를 갖춘 복합시설로 2013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매년 3월 말에는 서귀포 유채꽃축제가 조랑말체험공원 일원에서 열리며, 2025년은 3월 29~30일에 제42회 행사가 개최됐다.

이용 안내와 교통·주차 정보

녹산로 유채꽃도로의 봄
녹산로 유채꽃도로의 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녹산로 자체는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단, 녹산로 전 구간 도로변 주차는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유채꽃프라자 주차장(녹산로 464-65, 북관·남관 구분)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봄 시즌에는 극심한 혼잡이 예상되므로 이른 오전 방문을 권한다.

내비게이션에는 “녹산로 유채꽃도로” 또는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으로 검색하면 진입이 수월하다. 대중교통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선 방면 버스를 타고 가시리 정류장에서 내린 뒤 도보 10~15분 거리다. 문의는 서귀포종합관광안내소(064-732-1330)에서 받는다.

조선 왕실의 말을 키우던 광활한 초지가 지금은 노란 꽃물결로 덮이는 이 길은, 계절의 전환점에 서 있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유채꽃과 벚꽃이 겹치는 짧은 시간, 이 10km 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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