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봉 협곡을 품은 트레킹 명소

1월의 강원 산골은 하얀 설경과 짙은 초록 이끼가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깊은 계곡 한가운데, 백석봉(해발 1,170m)과 상원산(해발 1,421m) 사이를 따라 흐르는 원시림 트레킹 코스가 자리한다.
이곳은 2023년 산림청이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명품숲길 50선 중 하나로, 50여 년 전 나무 운반길을 복원해 조성한 친환경 생태탐방로다.
겨울 설경과 이끼 숲이 어우러진 7.7km의 숨바우길을 소개한다.
탄광촌 주민들이 쌓은 소망

숨바우길 입구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산비탈을 따라 약 300m 이어지는 180여 개의 돌탑이다. 이 돌탑은 1998년 12월, 1990년대 초 광산 폐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마을 주민들이 탄광촌의 번영이 다시 오기를 소망하며 손수 쌓아 올린 것이다.
오늘날 이곳은 방문객들이 소원을 빌며 돌을 하나씩 올려놓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편 ‘항골’은 차가운 계곡을, ‘숨바우’는 계곡을 숨 쉬듯 천천히 걷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2022년 공모를 통해 현재 명칭으로 확정된 셈이다.
원시림과 계곡이 만든 자연 갤러리

본격적인 트레킹은 용소골 구간(3.4km)에서 시작된다. 2021년 4월 착수해 같은 해 10월 완공된 이 구간은 친환경 목재데크와 안전난간이 설치돼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습도가 높아 나무줄기와 바위를 뒤덮은 초록 이끼가 살아 숨 쉬며, 하얀 눈과 대비를 이루는 풍경이 압권이다.
주요 랜드마크로는 포트홀(돌개구멍) 지형인 너래바위,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바닥이 닿지 않는다는 전설의 제1용소, 화전민들이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 등이 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쌍폭포와 긴폭포는 여름철 시원한 물줄기를, 겨울엔 얼어붙은 얼음 기둥을 선보인다.
백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용소골을 지나면 찰한골 구간(4.3km)이 이어진다. 2021년 10월 착수해 같은 해 12월 완공된 이 구간은 백석봉 등산로와 연결되며, 체력이 충분하다면 정상까지 약 1시간 추가 산행이 가능하다.
숨바우길은 총 3개의 진출입로(0.75km, 2.85km, 4.75km 지점)를 두어 방문객이 체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게다가 우천이나 적설 시에는 우측 임도를 대체 경로로 이용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은 편이다. 전체 코스 소요시간은 약 3시간에서 3시간 50분 정도이며, 가을 단풍(9~10월)과 봄 신록(5~6월)도 겨울 설경 못지않게 아름답다.

항골계곡 숨바우길(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북평면 북평리 445)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된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거쳐 약 2시간 30분~3시간, 강릉에서는 약 1시간 거리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왕복 코스를 완주하는 데 평균 3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오전 일찍 출발하는 편이 좋다.
주변에는 아우라지(15~20km), 정선아리랑시장(10~15km), 화암동굴(20~25km), 정선레일바이크(10~12km) 등 연계 관광지가 있어 하루 일정으로 여러 명소를 둘러보기에도 적합하다.

산림청이 공식 인정한 명품숲길 항골계곡 숨바우길은 백석봉과 상원산이 만든 협곡, 사계절 변화하는 원시림과 계곡, 주민들의 소망이 담긴 돌탑길이 조화를 이룬 특별한 공간이다.
완만한 경사와 안전시설 덕분에 초보 트레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셈이다.
겨울 설경 속에서 이끼 숲이 뿜어내는 생명력을 느끼고 싶다면, 1월의 맑은 날 이곳으로 향해 자연이 선물하는 고요한 치유의 시간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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