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명이 선택한 트레킹 명소”… 꼭대기 위 ‘비밀 연못’에 반하는 6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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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 여행지
강원 정선 민둥산

정선 민둥산 도롱이 연못
정선 민둥산 도롱이 연못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윤준

‘민둥산’ 하면 흔히 억새가 출렁이는 가을 풍경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강원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위치한 민둥산은 억새의 계절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특별하다.

6월, 여름의 문턱에서 만나는 민둥산은 전혀 다른 표정으로 우리를 반긴다. 완만한 산세와 초록으로 물든 능선, 그리고 카르스트 지형 특유의 독특한 암석 풍경은 한여름 전초전 산행지로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선 민둥산

정선 민둥산 전경
정선 민둥산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민둥산’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황량한 풍경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의 민둥산은 생각보다 더 생기 있다.

해발 1,118.8m의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숲과 억새밭이 절묘하게 섞여 있고, 특히 7부 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짙은 숲을 이루며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나무가 줄어들고 시야가 트이는데, 이 개방감은 오히려 여름철 산행의 묘미다. 사방으로 탁 트인 하늘과, 멀리 펼쳐진 정선의 산악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에서는 초여름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며 지친 몸을 식혀준다.

정상에서 돌리네 연못을 만나는 산

정선 민둥산 풍경
정선 민둥산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민둥산의 또 다른 매력은 그 아래 숨겨진 지질 이야기다. 이곳은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운 산을 넘어, 퇴적암과 석회암 지형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의 보고다.

돌리네(doline)라고 불리는 땅의 움푹 꺼진 지형들은 빗물에 녹아내린 석회암의 흔적으로, 민둥산 산행 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상 부근에 위치한 돌리네 연못은 그 지형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비가 많은 계절이면 웅덩이에 물이 고여 습지를 형성하고, 물이 빠지면 돌과 풀들이 드러나는 신비로운 공간으로 바뀐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풍경은 6월의 산행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정선 민둥산 트레킹
정선 민둥산 트레킹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정선 민둥산의 독특한 점은 등산 코스의 시작이 철도역에서부터라는 것이다. 평범한 도심역과는 달리, 민둥산역은 산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간이역이다.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산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추억이 된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여행자는 곧바로 자연의 품속으로 들어선다.

특히 6월에는 민둥산역 주변으로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고, 산 아래 마을의 들녘은 연둣빛으로 가득 차 있어 철도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선 민둥산
정선 민둥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원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위치한 민둥산은 연간 3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대표적인 트레킹 명소다.

억새철인 가을이 절정을 이루지만, 6월의 민둥산은 그 못지않은 매력을 선사한다. 오히려 이맘때의 민둥산은 혼잡하지 않아 더욱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날씨가 뚜렷하게 더워지기 전이라 등산하기에도 쾌적하며, 숲길을 걷는 내내 신록이 가득하다. 정선 민둥산은 가을 억새산이라는 이름에만 머물기엔 아까운 산이다. 6월의 민둥산은 초록의 능선과 독특한 석회암 지형, 그리고 철도와 이어진 이색적인 산행 경험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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