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 명이 ‘이 곳’에 몰렸다”… 입장료·주차비 모두 무료인 10만 평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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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사회공헌과 생태 보존의 가치를 증명하다

전주수목원
전주수목원 / 사진=전주시 공식블로그 박금례

전북 전주에 자리한 한 공간이 최근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한 달에만 무려 29만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수치는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의 성공 비결로 ‘공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꼽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년간 쌓아 올린 깊이 있는 철학과 가치가 숨어있다.

이곳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떻게 성공적인 문화 자산이자 생태 교육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증거다.

전주수목원

전주수목원 장미원
전주수목원 장미원 / 사진=전주시 공식블로그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 462-45에 자리한다. 이곳이 여느 수목원과 근본적으로 다른 첫 번째 지점은 바로 운영 철학에 있다. 수익 창출이 아닌 공익과 사회 환원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덕분에, 방문객은 어떠한 금전적 부담 없이 10만 평(약 34만㎡)에 달하는 광활한 자연을 누릴 수 있다.

운영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오후 5시에 입장이 마감된다. 매주 월요일과 설, 추석 당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계획 시 참고해야 한다.

이곳의 사회적 가치는 ‘무료’라는 사실에서 그치지 않는다. 수목원 내 카페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이 고속도로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약 7억 4천만 원의 수익금이 207명의 학생에게 희망으로 전달됐다. 방문객이 마시는 커피 한 잔, 간식 하나가 누군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이는 방문객에게 단순한 관람객을 넘어, 의미 있는 가치 활동의 참여자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고속도로 곁 묘포장에서 세계적 정원으로

전주수목원 수생식물원
전주수목원 수생식물원 / 사진=전주시 공식블로그 유영종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의 깊이는 그 독특한 역사에서 비롯된다. 이곳의 시작은 1972년,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구하기 위한 수목과 잔디를 키우던 ‘묘포장’이었다. 도로를 만들며 파헤쳐진 땅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공간이었던 셈이다.

이후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식물 종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20년간의 준비와 성장을 거쳐 1992년에 비로소 일반 대중에게 문을 여는 수목원으로 공식 개방되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수목원은 체계적인 식물 관리와 연구에 강점을 지닌다. 현재 이곳에는 총 3,410종에 이르는 방대한 수목 유전자원이 보존·증식되고 있다.

수생식물원 포토존
수생식물원 포토존 / 사진=전라북도 공식블로그 이병호

특히 식물을 과(科) 단위로 식재해 방문객들이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약초원, 암석원, 습지원, 죽림원 등 주제별로 나뉜 정원들은 살아있는 자연 학습장이자 식물 연구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곳의 전문성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수목원 내 장미정원인 ‘장미의 뜨락’은 세계장미회(WFRS)로부터 ‘우수 장미원’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전 세계 수천 개의 장미원 중에서도 디자인, 관리 상태, 대중 교육 기여도 등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곳에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세계적 수준으로 가꿔진 장미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방문객 폭증, 그 이유는 ‘새로운 경험’

전주수목원 계류원
전주수목원 계류원 / 사진=전라북도 공식블로그 이병호

최근 월 방문객 29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는 방문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세심한 리뉴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새롭게 단장한 수목원 진입 광장 ‘소담문’은 과거의 단순한 입구를 넘어, 만남과 휴식이 이뤄지는 랜드마크이자 포토존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또한, 걷기 편하도록 개선된 보행 환경은 유모차를 끄는 가족이나 휠체어 이용객(3대 대여 가능)도 불편함 없이 수목원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주차장 역시 대형 버스 10대와 장애인 주차 구역 8대를 포함해 총 246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으며, 주차비는 무료다.

이처럼 하드웨어 개선과 더불어 매년 열리는 정원박람회와 같은 다채로운 문화 행사는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단순한 식물원을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시켰다. 이 모든 노력은 ‘공짜라서’가 아닌, ‘다시 오고 싶은 가치 있는 곳이라서’ 방문객이 찾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주수목원 숲 오두막
전주수목원 숲 오두막 / 사진=전주시 공식블로그 임양근

자연을 보존하려는 진심, 그 가치를 사회와 나누려는 선한 의지, 그리고 방문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한데 어우러진 곳.

올여름, 전주를 찾는다면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깊은 울림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이 특별한 수목원에 반드시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당신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이곳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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