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삼성궁
지리산 깊은 곳의 가을 절경

“이게 정말 한국의 풍경이 맞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 있다. 수천 개의 돌탑이 마치 고대 문명처럼 솟아 있고, 그 사이를 붉고 노란 단풍이 휘감는 비현실적인 풍경.
가을이 깊어질수록 여행자들의 발길을 끄는 이곳은 지리산 청학동 깊은 곳에 자리한 삼성궁이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해발 850m 고지에 40여 년의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1,500여 개의 돌탑, 그리고 우리 민족의 뿌리를 기리는 성전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평범한 단풍놀이에 질렸다면, 올가을 지리산의 장엄한 기운 속에서 신비로운 전설의 세계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방문 전 꼭 알아야 할 이곳의 역사와 핵심 정보들을 상세히 정리했다.
하동 삼성궁

삼성궁은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 2에 위치한다. 매표소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속세와는 다른 기운이 감돈다.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돌탑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곳의 압권은 단연 1,500여 개에 달하는 돌탑 군락이다. 현지에서는 이 탑들을 ‘원력 솟대’라 부른다. 이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사람의 염원과 수행의 힘으로 오랜 세월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가을이면 이 회색빛 돌탑 사이로 지리산의 붉은 단풍이 물들어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루며,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이국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연못(마고성)에 비치는 돌탑과 단풍의 반영은 이곳의 백미로 꼽힌다.
민족의 성전을 꿈꾼 40년의 역사

이 신비로운 공간은 1983년, 이 고장 출신인 한풀선사(강민주)가 민족의 성조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기 위해 터를 닦으며 시작됐다. 이곳은 고조선 시대에 천신께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영역인 ‘소도’를 현대에 복원하려는 염원이 담긴 곳이다.
단순히 돌을 쌓은 것이 아니라, 민족 고유의 정신문화인 선도를 지키고 수행하는 도장으로서의 의미가 깊다.
옛 삼한 시대에는 소도에 높은 나무와 기러기 조각을 얹은 솟대로 경계를 표시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금했다. 삼성궁은 바로 그 소도를 복원하기 위해 지리산 자락의 돌로 솟대를 쌓아 올린 것이다.
3,333개의 솟대를 쌓아 성전을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지금도 조성이 진행 중이며, 40여 년간 이어진 그 집념이 해발 850m의 산자락을 거대한 예술 작품이자 성스러운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삼성궁 방문 전 필수 확인 정보

삼성궁은 산악 지형에 조성되어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수적이다.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탐방객이 많은 하절기(4월~11월)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동절기(12월~3월)에는 해가 짧아져 오후 4시 30분에 마감한다. 통상 마감 1시간 전까지는 입장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2025년 10월 기준 성인 8,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 5,000원, 어린이(초등학생) 4,000원이다. 만 70세 이상 어르신이나 장애인, 유공자는 5,000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주차 요금은 별도로 받지 않아(무료) 자가용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관람 동선과 교통 접근성 팁

삼성궁 내부는 전체를 둘러보는 데 약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일방통행으로 동선이 유도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돌계단이나 비포장 숲길, 오르막길로 이루어져 있다.
보행이 불편한 경우 관람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드시 굽 높은 신발 대신 편한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착용하고,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를 챙기는 것이 좋다.
이곳은 지리산 깊은 자락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편이다. 하동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 방면 15-1, 15-2번 등의 군내버스를 이용해 ‘묵계 정류장’에서 하차 후 약 20분(1.5km)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 버스는 하루 운행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배차 간격이 매우 길다. 출발 전 시간표 확인은 물론, 돌아오는 버스 시간까지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사실상 자가용 이용이 권장된다.
단풍이 절정인 10월 말에서 11월 초 주말에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탐방객과 관광버스로 인해 입구 주차장까지 진입하는 데만 1~2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극심한 혼잡을 피하려면 주말 오전 8시 30분 개장 시간에 맞춰 이른 아침에 도착하거나, 아예 오후 2~3시경 늦게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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