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가는 세계적 숲길”… 2주 후면 닫히는 도심 속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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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숲길 8곳
6월 한정 개방

구리 동구릉
구리 동구릉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여름의 푸르름이 짙어지는 6월, 평소엔 들어갈 수 없었던 조선왕릉 숲길이 특별히 열렸다. 단 2주간만 누릴 수 있는 이 기회는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다.

역사적 가치를 간직한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비밀스러운 숲길이 어떻게 특별한 산책길로 탈바꿈했는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조선왕릉 숲길

광릉숲길
광릉숲길 / 사진=공공누리 안영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5월 16일부터 6월 29일까지 단 6주간, 조선왕릉 숲길 8개소를 일반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구리 동구릉을 비롯해 남양주 광릉, 사릉, 서울의 태릉과 강릉, 의릉, 파주 장릉과 삼릉, 화성 융릉과 건릉까지 총 길이만 16.82km에 달하는 이 숲길은 왕의 숨결이 깃든 공간이자,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특별한 장소다.

남양주 광릉
남양주 광릉 / 사진=공공누리 유니에스아이엔씨

이번 개방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도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여유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평소에는 보호 차원에서 제한된 이 숲길은 계절에 따라 개방 여부가 달라지며, 매년 봄과 가을에만 특별히 문을 연다.

서울 태릉
서울 태릉 / 사진=한국관광공사 전형준

이번에 개방된 8개 숲길은 저마다의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다. 구리 동구릉에서는 휘릉~원릉과 경릉~자연학습장으로 이어지는 숲길이 펼쳐지고, 남양주 광릉의 ‘복자기나무 숲길’은 울창한 숲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태릉과 강릉은 어린이 마당과 연계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좋은 코스이며, 의릉은 천장산과 연결된 역사경관림 복원지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숲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화성 융릉~건릉
화성 융릉~건릉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특히 화성의 융릉과 건릉을 잇는 숲길은 걷는 내내 조용한 기운이 감돌고, 파주 삼릉의 작은 연못 주변 길은 여름 햇살을 담은 물빛과 초록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선사한다.

여주 영릉
여주 영릉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작년 겨울 폭설로 피해를 입은 여주 영릉 외곽 숲길(3.4km)은 현재 복구 작업 중으로 이번 개방에서는 제외되었다.

관람 정보와 이용 팁

파주 장릉
파주 장릉 / 사진=공공누리 유니에스아이엔씨

조선왕릉 숲길은 해당 왕릉의 관람 시간에 맞춰 개방되며,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걷기 좋은 운동화와 간단한 물, 모자 정도만 챙기면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는 평지 또는 완만한 구간이 대부분이지만, 여름철 자외선과 벌레에 대비해 긴 소매 옷이나 모기 기피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조선왕릉 융릉
조선왕릉 융릉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또한, 왕릉은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니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점에서, 관람 시에는 조용히 걷고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등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조선왕릉의 숲길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역 외로 벗어나거나 식물을 훼손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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