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국립공원
단풍 절정기 맞은 압도적 풍경

가을 단풍 시즌이 절정에 달하면서 전국의 이름난 산들이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탐방객이 설악산이나 내장산을 떠올릴 때, 산행 애호가들의 발길은 오히려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바로 국내 3대 암산 중 하나이자, 산 전체가 거대한 지질학적 박물관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 2023년 5월, 입장료가 전면 폐지되어 문턱을 낮춘 데 이어, 2025년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주차장까지 무료로 개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곳은 올가을 최고의 가성비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의 공식 주소는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공원길 169-7이다. 이곳은 1976년 3월 30일,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과거 이곳을 방문하려면 입구의 대전사를 거치며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했으나, 2023년 5월 4일부로 이 관람료가 전면 폐지되면서 누구나 무료로 입산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청송군은 가을 단풍철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25년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 달간 공원 입구의 ‘상의주차장’을 전면 무료로 개방한다.
기존 상의주차장 요금은 경형 2,000원, 중소형(승용차) 기준 성수기 5,000원, 대형 7,500원이었다. 하지만 11월 한 달 동안은 차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탐방객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전히 사라졌다.
3대 암산이 품은 유네스코의 가치

주왕산이 다른 단풍 명소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산의 형태다. 설악산, 월출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3대 암산’으로 불리는 이곳은 흙산에서는 볼 수 없는 수직 암벽과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이 독특한 지형은 약 7천만 년 전, 화산 폭발로 뜨거운 화산재가 쏟아져 내린 뒤 굳어지고 깎여나가며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지질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주왕산은 2017년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핵심 명소로 등재되었다.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방계곡’ 코스는 그 자체로 명승 제11호로 지정될 만큼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거대한 돌기둥 사이를 걷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실패 없는 핵심 코스

주왕산은 해발 720.6m로 국립공원 중에서는 다소 낮은 편에 속하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암봉이 많아 방심은 금물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주왕산의 백미를 즐길 수 있는 완만한 탐방로가 잘 갖춰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상의주차장에서 출발해 제1폭포(용추폭포)까지 다녀오는 왕복 약 4.4km, 2시간 내외의 ‘주방계곡 코스’다.
이 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로 이어져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동도 가능할 정도다. 걷는 내내 계곡을 따라 이어진 붉은 단풍과 좌우로 솟아오른 거대한 암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제1폭포 인근의 선녀탕과 기암은 주왕산 지질 탐방의 핵심으로 꼽힌다.

방문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입산 시간이다. 국립공원 규정에 따라 동절기(11월~3월)에는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14:00)까지만 입산이 허용된다.
하절기(4월~10월) 마감 시간인 오후 3시보다 1시간 이르므로, 늦어도 오후 1시 전에는 탐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석병산에서 주왕산이 되기까지

본래 주왕산의 이름은 ‘석병산(石屛山)’이었다. 이름 그대로 돌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이라는 뜻이다. 주왕산이라는 지금의 이름은 신라 말엽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중국 당나라에서 스스로를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며 반란을 일으켰던 주왕이 이곳 석병산까지 피신해왔다는 이야기다.
가을이 무르익는 11월, 경제적 부담 없이 자연의 위대함을 마주하고 싶다면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이 가장 현명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입장료 무료화에 이어 11월 한정 주차비 무료라는 특별한 혜택까지 더해진 지금, 유네스코가 인정한 거대한 암석 병풍 사이로 붉게 타오르는 단풍의 절경을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