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보다 걷기 좋다는데?”… 5060세대가 감탄한 여름 여행지

입력

7천만 년 역사가 숨 쉬는 명소

주왕산
주왕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천만 년 전,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며 굳어 만들어낸 거대한 예술작품. 오늘날 우리가 걷는 주왕산은 바로 그 시간의 흔적 위에 서 있다.

설악산, 월출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3대 암산’의 하나지만, 주왕산의 매력은 위압적인 날카로움보다는 장엄하면서도 부드러운 품에 있다. 유모차도 편히 오갈 수 있을 만큼 평탄한 탐방로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에게 차별 없는 자연의 환대를 선물한다.

주왕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 / 사진=청송군 공식블로그

산의 이름에 얽힌 ‘주왕(周王)’의 전설을 떠올리며 걷는 길은 한 편의 서사시가 된다. 중국에서 피신 온 왕이 성을 쌓고 숨어들었다는 이야기처럼, 솟아오른 기암(旗岩)은 마치 깃발 같고, 떡을 쪄 먹었다는 시루봉(甑峯)은 정말 찜기를 닮았다.

이처럼 바위 하나, 봉우리 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길은 신비로운 용추폭포와 절구폭포의 물소리로 방문객을 이끈다.

자연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법

주왕산국립공원 계곡
주왕산국립공원 계곡 / 사진=청송군 공식블로그

주왕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인공적인 소음이 사라진 고요 속에서 더욱 빛난다. 국립공원 측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계곡의 청정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방문객을 규제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 본연의 소리와 풍경을 온전히 선물하기 위한 배려에 가깝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대신, 차가운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폭포 앞에서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경험은 주왕산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치유다.

주왕산국립공원 용추폭포
주왕산국립공원 용추폭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진재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탐방객 스스로 질서 있는 행동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탐방 문화를 만들어갈 때, 주왕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남기는 것이 발자국 소리뿐일 때, 자연은 가장 위대한 모습으로 화답한다. 주왕산의 다채로운 탐방 코스와 실시간 정보는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웹사이트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산책 그 이상의 여행, 청송의 매력 속으로

주왕산국립공원 풍경
주왕산국립공원 풍경 / 사진=청송군 공식블로그

주왕산으로의 여정은 단지 하나의 산을 오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청송 가볼만한 곳 중에서도 핵심적인 보석이다.

주왕산의 장엄한 풍경을 경험한 뒤에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송의 고즈넉한 마을을 거닐거나, 맑은 공기 속에서 자란 사과를 맛보는 등 다채로운 여행을 설계할 수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천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지질학적 경이, 왕의 전설이 흐르는 신비로운 바위들, 그리고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숲길까지. 주왕산 국립공원은 방문객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살아있는 자연의 박물관이다.

이번 여름, 복잡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자연이 연주하는 가장 순수한 교향곡을 듣고 싶다면 주왕산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조용히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 속에서, 온전한 쉼과 재충전의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 이 위대한 자연의 걸작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새로운 방문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