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바다 품은 수국길, 이순신공원

여름이 다가오면 통영의 이순신공원은 형형색색의 수국으로 물든다. 바다를 품은 이 공원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특히 수국이 만개하는 초여름에는 발길이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줄지어 선 산책로를 지나면 통영 바다의 시원한 바람이 여행자를 맞이하고 이어지는 수국 산책길은 꿈결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이순신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메타세콰이아 숲길은 마치 다른 세상으로의 입구 같다. 나무들이 도열하듯 줄지어 서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통영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높게 뻗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바람은 잠시라도 현실을 잊게 만들 만큼 평온하게 느껴진다.

숲길의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바닷바람은 탁 트인 풍경과 함께 방문객을 반기고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이순신공원의 입구로 이어진다.
이곳은 통영 시민보다 여행자들이 더 많이 찾는 명소로 일본 수군을 무찌른 성웅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이순신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수국 산책로라고 할 수 있다. 입구에 서있는 통영시의 캐릭터 ‘동백이’를 지나면 수국이 양옆을 수놓은 길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상순직장병 위령탑으로 이어지는 언덕과 산책로 가장자리에 수국이 만개해 있다. 특히 공원 화장실 주변의 수국 군락은 마치 몽실몽실한 구름처럼 피어올라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이곳은 특별히 지정된 포토존이 아니지만 오히려 그 덕에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매력이 크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형형색색 피어난 수국은 어느 각도에서나 아름답게 담기며 한산도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시선을 빼앗는다.
수국은 그 자체로도 신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수국은 ‘분수국’ 또는 ‘팔선화’라고도 불리며, 특이하게도 토양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진다.
산성 토양에서는 푸른빛을,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붉은빛을 띠며 같은 장소에서도 다양한 색감을 뽐낸다. 그래서 이순신공원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쪽은 파란빛으로, 다른 한쪽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통영의 이순신공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메타세콰이아 숲길을 지나 바다를 마주하고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한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멈춘 듯 흘러간다.
바다와 해무가 어우러진 아침 풍경 그리고 각기 다른 색을 뽐내는 수국들 사이를 걷다 보면, 이곳이 왜 통영의 숨겨진 보석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이제 곧 찾아올 여름,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수국 향기가 가득한 이순신공원을 걸으며 잠시 일상의 복잡함을 내려놓아 보자. 그 길 끝에서 만나는 풍경은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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