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으로는 백양사 부럽지 않다”…임진왜란 때도 불타지 않은 천년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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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마곡사
전란을 피한 천년 산사의 고요함

공주 마곡사 설경
공주 마곡사 설경 / 사진=마곡사

11월의 태화산 자락은 마지막 가을빛을 흘리고 있다. 그 깊은 골짜기 한가운데, 전란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 1,380여 년을 지켜온 산사가 자리한다.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이래, 이곳은 수많은 격동의 시간을 견뎌냈다.

이 사찰은 2018년 법주사, 통도사, 부석사 등과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특별한 공간이며,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품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천년 고찰이 품은 역사와 겨울 설경의 아름다움, 그리고 무료로 누릴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아보자.

공주 마곡사

마곡사 설경
마곡사 설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중일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에 위치한 마곡사는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로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입구 주변에 마련된 야외 무료 주차장은 280대 규모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며, 주차장에서 사찰 입구까지는 도보로 약 5분이 소요된다. 반면 사찰 내부에는 별도로 운영되는 유료 주차장이 있으므로, 비용을 고려한다면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현명하다.

마곡사의 겨울 설경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오전 시간대를 권한다. 햇빛이 부드럽게 산사를 비추는 아침 풍경은 사진으로도, 눈으로도 오래 남는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사찰 특성상 조용함을 유지해야 하므로 큰 소음은 피하고, 전각에 출입할 때는 신발을 벗는 등 기본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마곡사 겨울 풍경
마곡사 겨울 풍경 / 사진=마곡사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방문할 경우, 공주버스터미널에서 770번 버스를 타고 마곡사 방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운행 횟수가 제한적이어서 출발 전 시간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특히 주말과 휴일에는 승객이 늘어 소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여유를 두고 계획하는 것이 좋다.

마곡사의 겨울 설경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오전 시간대를 권한다. 햇빛이 부드럽게 산사를 비추는 아침 풍경은 사진으로도, 눈으로도 오래 남는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사찰 특성상 조용함을 유지해야 하므로 큰 소음은 피하고, 전각에 출입할 때는 신발을 벗는 등 기본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보 제2113호 오층석탑이 서 있는 신라의 숨결

공주 마곡사 겨울
공주 마곡사 겨울 / 사진=마곡사

공주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 자장율사가 30여 칸 규모로 창건한 이래 약 1,38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이름의 유래는 1191년(고려 명종 21년) 보철 화상의 법문을 듣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마치 삼밭의 삼대처럼 빽빽했다는 데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당시 이 사찰이 얼마나 큰 신앙의 중심지였는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마곡사는 1592년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1651년(효종 2년) 각순대사가 대웅보전과 영산전, 대적광전 등을 중수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마곡사 오층 석탑
마곡사 오층 석탑 / 사진=마곡사

1782년 대화재로 1,050여 칸의 건물이 사라졌으나 1788년 중창을 완료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 세조가 사용했다는 연과 청동향로, 고려 시대 금물과 은물, 고서적 등 귀중한 문화재들이 보존되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특히 2025년 1월 국보 제2113호로 승격된 오층석탑은 고려 후기 작품으로 티베트 불교 영향의 라마탑 양식을 따른 독특한 형태가 눈길을 끈다.

보물 제800호 영산전, 보물 제801호 대웅보전, 보물 제802호 대광보전, 보물 제803호 사천왕상까지 더해져 마곡사는 걷는 곳마다 문화재를 만나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 되었다.

마곡사 굴뚝
마곡사 굴뚝 / 사진=마곡사

공주 마곡사는 화려함을 앞세우지 않지만, 그 대신 1,380여 년의 역사와 국보급 문화재, 고요한 설경이 천천히 마음속에 스며드는 곳이다.

전란을 피한 십승지지로서의 특별한 지세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무료로 누릴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져 여행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셈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산사의 고요함 속에서 잠시 마음을 비우고 싶다면, 늦가을의 공기가 남아 있는 지금 이곳으로 향해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특별한 여정을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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