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인정한 천년 고찰”… 1.2km 내내 붉게 물든 가을 단풍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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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마곡사
입장료 없이 즐기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을

마곡사
마곡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2018년 6월 30일, 대한민국 7개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유산의 핵심 가치는 7세기 이후 불교의 전통과 역사가 단절 없이 이어져 온 ‘살아있는 종합 수행 공간’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충청남도 공주의 마곡사가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23년 5월 4일부로 이 위대한 인류의 유산을 즐기는 데 어떠한 비용도 들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문화재 관람료 지원 정책 시행으로 마곡사는 입장료를 전면 폐지했다.

2025년 가을, 유네스코가 인정한 천년고찰이자 전란도 피해 간 십승지지의 붉은 단풍 속으로 입장료 부담 없이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1.2km 단풍길인가, 4,000원의 편의인가

마곡사 단풍
마곡사 단풍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곡사의 공식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이다. 입장료는 무료가 되었지만, 방문객은 입구에서 첫 번째 선택에 직면한다. 바로 주차다.

첫 번째 선택지는 사찰 입구에서 약 1.2km 떨어진 ‘야외 공영 주차장’이다. 이곳은 주차비가 무료다. 대신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태화천 계곡을 따라 15분에서 20분가량 걸어야 한다.

마곡사 가을
마곡사 가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 길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붉고 노란 단풍이 터널을 이루는 마곡사 가을 풍경의 핵심이다. 주차비를 아끼는 것은 물론,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를 덤으로 얻는 셈이다.

두 번째 선택지는 사찰 경내까지 차를 가지고 진입하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경우 유용하다. 이 경우 4,000원(승용차 기준)의 주차 요금이 부과된다. 자신의 일정과 체력, 동반자를 고려해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난세를 피한 ‘십승지지’, 세계가 인정한 ‘산사’

마곡사 단풍 전경
마곡사 단풍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곡사의 가치는 이중적이다. 신라 선덕여왕 9년인 640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이 사찰은 조선 시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난리가 닥쳐도 몸을 보전할 수 있는 10곳의 명당, 즉 십승지지 중 하나로 꼽혔다.

태화산 깊은 골짜기에 ‘S’자 모양의 태화천이 감싸 도는 지형 덕분에, 실제로 임진왜란의 화마와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그 원형을 거의 완벽하게 보존해냈다.

이 ‘보존’의 가치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이어졌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1,300년 넘게 수행과 불교의 전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백범 김구의 1898년과 1946년

공주 마곡사
공주 마곡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일주문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본격적인 사찰 경내가 나타난다. 마곡사의 공간은 태화천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이라는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계곡 남쪽의 ‘남원’은 스님들의 수행과 생활 공간이다. 이곳의 역사를 묵직하게 만드는 것은 백범 김구선생의 흔적이다. 1898년, 스물셋의 청년 김구는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군 장교를 처단한 뒤 인천형무소에서 탈옥해 이곳 마곡사로 피신했다.

많은 방문객이 오해하는 지점도 있다. 대광보전 앞의 향나무를 김구 선생이 출가하며 심은 것으로 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 향나무는 1946년, 해방된 조국에 돌아온 백범이 감회에 젖어 마곡사를 다시 찾았을 때 기념으로 심은 것이다. 1898년 도망자로서의 고뇌와 1946년 독립운동 지도자로서의 감격, 그 48년의 세월이 남원 땅에 겹쳐져 있다.

보물 제799호와 국제 교류의 흔적

공주 마곡사 단풍
공주 마곡사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남원과 북원을 잇는 극락교 위에 서면 태화천 계곡에 비친 단풍의 반영이 절경을 이룬다. 다리를 건너 ‘북원’으로 들어서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이곳은 사찰의 중심 불전인 대웅보전이 자리한 장엄한 예불 공간이다.

북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문화재는 단연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다. 보물 제799호로 지정된 이 탑은 한국의 전형적인 석탑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탑의 상륜부가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원나라 양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고려 후기 원나라와의 활발했던 국제 교류를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다.

이처럼 마곡사는 태화천을 사이에 두고 남원에서는 ‘십승지지’의 피난처이자 ‘김구’의 근대사를, 북원에서는 ‘산사’의 예불 공간이자 ‘보물 799호’의 국제 교류사를 동시에 품고 있다.

전체 댓글 2

  1. 머곡사 오층석탑은 2025년1월9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었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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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곡사 오층석탑은 2025년1월9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었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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