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릴 필요 없어요”… 해발 1,330m에서 설경 즐기는 국내 최고 드라이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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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
국내 최고 포장도로가 선사하는 고산 풍경

만항재 드라이브
만항재 드라이브 / 사진=ⓒ한국관광공사 배영수

겨울, 강원도의 깊은 산자락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다. 그 한가운데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가 자리하는데, 해발 1,330m 높이에서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에서 차량으로 접근 가능한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며, 힘든 산행 없이도 고산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 겨울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정선군, 태백시, 영월군이 경계를 이루는 이곳은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과 불과 243m 고도 차이를 두고 있다. 따라서 만항재에 올라서는 순간 이미 해발 1,000m를 훨씬 넘어선 고산 지대의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차 문을 열면 펼쳐지는 환상의 설국, 그 비밀을 알아봤다.

만항재

만항재 설경
만항재 설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항재는 강원도 정선과 태백, 영월이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865에 위치하며, 국내 포장도로 고개 중 가장 높은 해발 1,330m에 자리한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정령치(1,172m)보다 158m, 태백과 고한을 잇는 싸리재(1,268m)보다도 62m 높아 명실상부 차량으로 닿을 수 있는 최고 지점이다. 이 덕분에 산행 경험이 부족하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여행객도 고산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만항재 겨울 풍경
만항재 겨울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한읍을 지나면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지지만, 강원도의 철저한 제설 작업 덕분에 겨울철에도 안전한 통행이 가능하다. 정령치처럼 겨울에 통행이 제한되는 다른 고개들과 달리 만항재는 사계절 상시 개방되며, 주차 시설도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게다가 만항재 야생화쉼터까지 차량으로 직접 닿을 수 있어, 도착하자마자 백두대간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으로는 매봉산(1,303m), 금대봉(1,418m), 백운산(1,426m), 태백산(1,567m) 같은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고산준령의 장엄함이 더욱 극대화된다.

낙엽송 상고대가 만든 환상의 겨울 풍경

만항재 상고대 모습
만항재 상고대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항재의 진정한 매력은 겨울에 드러난다. 고도가 높고 워낙 추운 지역이라 겨우내 환상적인 설국이 펼쳐지는데, 특히 낙엽송에 형성되는 상고대가 압권이다.

서리가 얼어 눈처럼 된 상고대는 나무마다 새하얀 옷을 입혀 일층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새벽 안개가 밀려들 때면 몽환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까지는 243m 고도 차이로 약 1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산행을 원하는 방문객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숲속에 가득 차고, 고산준령의 우람한 능선이 너울너울 펼쳐지는 풍경은 큰 수고 없이 얻어진 선물처럼 황송하게 느껴진다.

반면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가 풍성하게 피어나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겨울 설경이야말로 만항재를 찾아야 할 가장 확실한 이유다. 이른 아침 안개가 걷히면서 햇살이 상고대를 비추는 순간, 낙엽송 숲 전체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상시 개방에 주차 무료

만항재 겨울
만항재 겨울 / 사진=정선군 공식 블로그

만항재는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강원도의 철저한 제설 작업으로 겨울철에도 안전한 통행이 가능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도로 상태가 달라질 수 있으니 출발 전 날씨 확인이 필요하다.

만항재 인근에는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 운탄고도 트레킹 코스, 만항야생화쉼터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또한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한 만항마을은 과거 탄광 1번지로 불리며 천 명 이상이 거주하던 곳이었으나, 2001년 정암광업소 폐광을 마지막으로 조용한 고산 마을로 변모했다.

차량으로 포장도로를 타고 올 수 있는 국내 최고 높이의 마을이기도 해, 과거 광산 도시의 흔적을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만항재 겨울 드라이브
만항재 겨울 드라이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항재는 해발 1,330m 높이에서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과 함백산의 설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국내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개다.

힘든 산행 없이 차량으로 고산의 겨울 풍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며, 낙엽송에 형성된 상고대가 만든 환상적인 설국은 여행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는 편이다.

겨울 끝자락의 하얀 숲속을 거닐며 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면, 지금 이 고요한 고개로 향해 백두대간이 선사하는 순백의 여정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1

  1. 좋은곳
    여름에 드라이브 했는데
    나무가 우거져서 아름다움이 잘 안보여요
    겨울에는 잘 보인듯
    다시도전 예약해 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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