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이렇게 웅장하다니”… 절벽 위에서 강을 내려다보는 국내 3대 누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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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
우리나라 3대 누각이 선사하는 절경

밀양 영남루
밀양 영남루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강이 만든 바람이 절벽을 스치고, 나지막한 지붕 아래로 오래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 밀양 영남루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힘을 가진 누각이다.

산과 강이 하나의 풍경으로 이어지고, 단단한 나무 결 사이로 조선 시대의 숨결이 남아 있는 이 공간은 여행 중 가장 평온한 순간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즈넉한 기운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왜 이 누각이 영남 제일루라 불렸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밀양 영남루

밀양 영남루 전경
밀양 영남루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경상남도 밀양시 중앙로 324에 자리한 영남루는 밀양강 절벽 위에 위치해 있어 누각에 오르는 순간 탁 트인 강의 흐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아래에서부터 이어지는 언덕길을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왼쪽 계단은 읍성으로, 직진 길은 영남루로 향한다.

길을 따라오르는 동안 강바람이 천천히 얼굴을 스쳐 가고, 나무로 지어진 마루에 올라서면 강을 내려다보는 조망이 한층 더 깊어진다. 특히 그늘 아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음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힘이 있다.

강을 향해 길게 뻗은 영남루의 구조 덕분에 계절마다 전혀 다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여름에는 산들거리는 바람이, 가을에는 낙엽의 색감이 절벽 아래로 번져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넓은 마루는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고, 오래된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전통 한옥 특유의 따뜻함을 더한다.

영남루의 역사와 건축미

밀양 영남루 밀양강
밀양 영남루 밀양강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히는 영남루는 신라 시대 영남사의 부속 건물이었던 작은 누각에서 출발해 고려 공민왕 때 규모를 크게 넓힌 기록이 전해진다. 현재의 모습은 1844년(헌종 10년) 밀양부사 이인재가 다시 지은 건물로, 조선 후기 누각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동서 5간, 남북 4간의 팔작지붕 구조에 좌우로 딸린 누각이 이어져 있어 전체적으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한다. 본 누각과 침류각을 잇는 통로는 달월 자 형태로 구성되어 독특한 동선과 입체감을 만들어 낸다. 영남루는 단순히 크고 화려한 누각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미가 돋보이는 장소다.

밀양강을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걸린 듯한 구조는 강물에 그림자를 비추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이러한 아름다움 덕분에 1931년 조선의 16경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고, 2023년 12월 28일에는 국보로 지정되면서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천진궁

밀양 영남루 천진궁
밀양 영남루 천진궁 / 사진=ⓒ한국관광공사 신민선

영남루를 찾았다면 주변에 이어진 볼거리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편이 좋다. 누각 뒤편으로 읍성이 가깝게 이어져 있어 별도의 이동 없이 같은 주차장을 이용해 편히 방문할 수 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영남루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누각과 강, 산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천진궁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효종 3년에 처음 세워진 뒤 여러 시대를 거치며 용도가 바뀐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헌병대 감옥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단군 봉안회가 자리하면서 대덕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해 질 무렵 다시 영남루 쪽으로 눈을 돌리면 밀양강 위로 번지는 노을이 절벽과 누각의 실루엣을 은은하게 비춘다. 낮 동안 보았던 풍경과는 다른 색감이 더해져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마무리를 선물한다. 사진으로 담기보다 직접 눈으로 바라볼 때 더 깊은 감동이 전해지는 순간이다.

밀양 영남루 내부
밀양 영남루 내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남루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무료라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고,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 좋다.

바로 아래에 자리한 공영주차장은 24시간 운영되며 30분마다 500원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5시간 이상 이용 시에는 1일 요금 5,000원이 적용되므로 장시간 머물 계획이라면 참고해 두는 것이 좋다.

영남루와 읍성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을 만큼 동선이 가까워 같은 주차장을 이용해 천천히 걸으며 여행 코스를 이어가기에 알맞다.

밀양 영남루 풍경
밀양 영남루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한승호

절벽 위에 서서 강을 내려다보는 순간, 영남루가 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웅장한 건축미와 고요한 풍경, 그리고 천진궁과 읍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공간들이 조화를 이루며 여행의 흐름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부담 없는 관람 조건과 편리한 접근성까지 갖춘 만큼 경남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영남루는 한 번쯤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시간을 천천히 쓰며 머무를수록 더 깊은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장소, 그 여유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밀양 강변 위 영남루에서 하루의 일부를 맡겨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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