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유리길 밟자마자 감탄”… 올 여름 걷기 좋은 ‘무료’ 1,080m 해안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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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고하도 전경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한때 뱃길로만 닿을 수 있던 고립된 섬이 목포의 새로운 심장으로 거듭났다. 2012년 목포대교가 육지와 섬을 잇는 동맥이 되면서, 잠들어 있던 고하도의 가치가 재발견되기 시작했다.

섬 전체를 감싸는 길과 전망대, 그리고 역사의 흔적이 더해지면서, 이제 고하도는 목포를 찾는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비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해안데크가 있다. 총연장 1,080m에 달하는 이 길은 전 구간이 해상에 건설되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바닥 일부는 강화유리로 마감되어 발아래로 투명한 바다가 그대로 펼쳐지는 아찔함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다.

데크에서 바라보는 유달산과 목포항의 전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아, 왜 이곳이 목포 가볼만한 곳으로 손꼽히는지를 증명한다.

고하도의 풍경이 아름다운 만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무게감도 상당하다. 이곳은 정유재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이 지친 수군을 이끌고 106일간 머물며 전열을 재정비했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 조형물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길 중간에 마련된 포토존에는 정교하게 복원된 거북선 모형이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다. 단순히 모양만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충실히 재현하여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나라를 구한 영웅의 고뇌를 잠시나마 느껴보는 사색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해안데크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이름처럼 용이 승천하는 듯 역동적인 형태의 ‘용오름길’이 방문객을 자연의 더 깊은 곳으로 이끈다.

고하도 해안데크길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이곳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훌륭한 생태 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목포대교의 개통은 고하도를 물리적으로 연결한 것을 넘어, 섬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바다 위를 걷는 독특한 해상데크, 국난 극복의 역사를 간직한 충무공의 유적, 그리고 살아 숨 쉬는 자연 생태가 어우러진 이곳은 이제 단순한 섬이 아닌,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했다.

목포 해안데크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자연 속에서 고요한 휴식을 원하든,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 의미 있는 여행을 원하든 고하도는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킬만한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와 현재,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이 섬에서의 한 걸음은 단순한 산책 이상의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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