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다고?”… 49년 만에 열린, 270m 절벽 에메랄드 호수 즐기는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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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별유천지
산업유산이 탄생시킨 동해의 비경

무릉별유천지
무릉별유천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차가운 공기가 허허벌판을 가로지르는 계절, 강원도 동해시 산자락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절벽을 따라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대고, 그 위로 활강하는 글라이더의 궤적이 하늘을 가른다. 겨울 햇살이 호수 수면을 건드릴 때 반사되는 빛은, 이곳이 한때 산업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쉽게 떠올리지 못하게 만든다.

국내 최초로 석회석 폐광지를 대규모 관광단지로 조성한 사례라는 점에서, 무릉별유천지는 단순한 여행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68년부터 약 49년간 쌍용C&E가 채굴 작업을 이어온 이곳은 2017년 동해시와의 상생협력 협약 체결을 계기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으며, 2021년 11월 마침내 일반에 문을 열었다.

석회석 절개면이 만들어낸 독보적인 입지

무릉별유천지 바람개비
무릉별유천지 바람개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무릉별유천지(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이기로 97)는 107만㎡(약 32만4천 평) 규모의 부지 위에 자리한 복합관광단지다. 약 50년에 걸친 채굴 과정이 빚어낸 최대 270m 높이의 석회석 절개 절벽이 공간 전체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그 아래로 청옥호와 금곡호가 에메랄드빛 물빛을 내뿜는다.

석회 물질이 용해되어 형성된 특유의 수색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인공 연출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쌍용C&E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된 이 공간에는 ‘두 마리의 용(쌍용)’을 뜻하는 순우리말 ‘두미르’를 이름에 담은 전망대도 자리하며, 기부채납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공간 안에 녹여냈다.

4종 체험시설이 채우는 절경 속 액티비티

무릉별열차
무릉별열차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단지의 핵심은 청옥호 위를 가로지르는 스카이글라이더다. 총 777m 구간을 왕복으로 활강하며, 탑승장과 반환 타워 사이 고도차가 125m에 달한다. 최대 4명이 동시 탑승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신장 130cm 이상·체중 100kg 이하라면 이용 가능하다.

옛 채석장 도로를 활용한 알파인코스터는 1~2인승 카트로 속도를 직접 조절하며 달리는 레일형 썰매로, 신장 140cm 이상이 기준이다.

오프로드 루지는 약 1.5km의 비포장 코스를 무동력 카트로 내달리며, 최대속도 40km/h의 속도감을 체험할 수 있다. 곡선형 고공 레일을 이동하는 롤러코스터형 집라인까지 더하면 4종 체험이 완성된다.

두미르 전망대와 라벤더정원의 계절별 매력

무릉별유천지 산책
무릉별유천지 산책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액티비티 외에도 무릉별유천지는 걷는 즐거움이 충분하다. 길이 24.6m, 폭 3m의 두미르 전망대는 270m 절벽 위에 설치되어 호수와 절개면을 한눈에 조망하게 해주며,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청옥호 전경은 계절에 관계없이 압도적이다.

청옥호 주변 1.8km 호수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포토존 그네 조형물 ‘거인의 휴식’도 만날 수 있다. 2만㎡ 규모에 1만3천 주가 식재된 라벤더정원은 6월과 9월에 만개하며, 보랏빛 물결이 에메랄드 호수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지하2층~지상4층 규모의 쇄석장 갤러리에서는 멀티미디어홀과 몬스터 덤프트럭 전시를 통해 채굴 시대의 흔적을 되짚을 수 있다.

입장료·운영시간과 현장 이용 안내

무릉별유천지 전경
무릉별유천지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운영시간은 09:30~17:30이며, 매표는 16:30까지(오프로드 루지는 15:30 마감)다.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이고, 공휴일이 월요일인 경우 다음 날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수기(6~9월) 성인 6,000원, 비수기(10~5월) 성인 4,000원이며, 36개월 미만은 무료다.

동해시민 및 삼척·태백·영월·정선 등 강원남부시민은 입장료·체험시설 모두 50% 할인받는다. 4종 체험을 모두 이용하는 Fun Fun 패키지는 70,000원, 스카이글라이더와 루지를 묶은 무릉패키지는 40,000원이다.

주차요금은 소형 2,000원·대형 5,000원이며, 단지 내 무릉별열차(입장권 소지 시 무료, 배차 약 20분)로 주요 시설을 순환할 수 있다. 동절기에는 일부 시설 운영이 중단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무릉별유천지 풍경
무릉별유천지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산업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 자체를 풍경으로 삼은 것이 무릉별유천지가 지닌 가장 독특한 힘이다. 270m 절벽과 에메랄드빛 호수, 그 위를 날아가는 체험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곳은 국내에 이곳뿐이다.

라벤더가 보랏빛으로 물드는 계절도 좋지만, 고요한 수면 위로 겨울 햇살이 내려앉는 지금, 이 이례적인 공간을 조용히 거닐어보는 것도 충분히 특별한 경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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