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보면 잊기 어렵습니다”… 3달 내내 붉게 피어오르는 무료 배롱나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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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배롱나무 명소

명옥헌 배롱나무
담양 명옥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7월, 전국 곳곳이 배롱나무 꽃으로 붉게 물든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소가 있다. 담양 명옥헌. 정원의 한복판에서 나무들이 꽃을 터뜨리는 풍경은 여느 꽃 명소와는 다른 깊이를 자랑한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여긴 그저 꽃이 예쁜 곳이 아니다. 오래된 정원과 연못, 그리고 조선의 시간이 흐르는 이 공간은 배롱나무가 피어날 때 비로소 가장 완전한 형태가 된다.

여름이면 붉게 피어난 꽃들이 돌담과 정자, 물 위에 어우러지며 한 폭의 수묵채색화를 그려낸다.

명옥헌
담양 명옥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누구나 가볍게 찾아갈 수 있고, 조용한 감동을 품고 돌아올 수 있는 곳. 담양 명옥헌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여름을 증명하고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이 작은 동네 안에 조선시대 문인 오희도의 옛 집터가 있다. 그리고 지금, 그곳은 여름이면 배롱나무 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담양 배롱나무 명소
담양 명옥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옥헌은 민간 정원이다. 자연과 어울리도록 구성된 연못과 정자, 그리고 그 풍경을 따라 심어진 배롱나무가 여름이면 동시에 꽃을 피운다.

그 장면은 장엄하면서도 조용하다. 마치 꽃들이 소리 없이 정원을 물들인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다.

담양 명옥헌
담양 명옥헌 / 사진=ⓒ한국관광공사 권혁일

배롱나무는 7월부터 9월까지 약 석 달간 붉은 꽃을 피우며 길고 긴 여름의 중심에서 절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꽃은 단지 나무 위에만 피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연못 가장자리, 정자의 그림자 아래에도 꽃잎이 내려앉아 또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담양 배롱나무
담양 명옥헌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영

그 풍경 속에 피어난 배롱나무는 단순히 계절의 장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공간을 잇는 붉은 다리 같은 존재다. 그래서일까. 명옥헌의 배롱나무를 본 사람들은 꽃보다도 그 아래의 풍경을 더 오래 기억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곳. 그냥 걷기만 해도 사진이 되고,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 여름의 정원이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위로가 이곳에는 있다.

명옥헌 배롱나무
담양 명옥헌 / 사진=ⓒ한국관광공사 오경택

화려하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로, 걷기만 해도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 오래된 정자와 연못, 그리고 붉은 꽃이 함께 어우러져 풍경 하나하나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입장료나 주차비 없이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어, 짧은 여름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소란한 장소보다는 고요한 시간을 원한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여름의 정취를 천천히 느끼고 싶다면, 담양 명옥헌의 배롱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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