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영산강 코스모스
축제까지 즐기는 가을꽃의 대서사시

가을이 오면 우리는 본능처럼 꽃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러나 만약 그 꽃밭이 단순한 풍경을 넘어, 한 편의 잘 짜인 대하드라마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승전결을 보여준다면 어떨까.
분홍빛 물결로 서막을 열고, 거대한 꽃의 바다로 절정을 맞이한 뒤, 화려한 축제와 함께 대미를 장식하는 곳. 바로 지금 전라남도 나주 영산강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단순한 꽃구경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곳은 자연이 연출하고 인간이 기획한 거대한 가을 서사시의 무대다.
영산강 코스모스
“입장료·주차비 모두 무료”

이야기의 주 무대는 영산강 유역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전라남도 나주시 등용동 135-1 일원이다. 이곳은 공식적인 명칭보다 ‘영산강 둔치 코스모스’ 혹은 ‘들섬 코스모스’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사실이다. 나주시는 올해 주차 공간을 작년보다 2,000면이나 늘려 총 6,1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더 많은 방문객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이 거대한 자연의 무대는 치밀한 연출 계획을 바탕으로 조성되었다. 나주시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시차 개화’ 전략 덕분에, 방문객들은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시시각각 다른 매력의 코스모스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서사의 첫 장을 여는 1막의 무대는 영산강 둔치다. 이곳은 9월 27일을 전후로 만개할 분홍빛 코스모스가 강변을 따라 부드러운 물결을 이룬다.
가을 산책의 서곡으로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이다. 바통을 이어받는 2막의 주역은 축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들섬이다. 약 10만㎡(약 3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땅을 뒤덮은 1억 송이의 코스모스가 10월 3일경 절정에 달하며 압도적인 장관을 선사한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꽃의 바다는 왜 이곳이 올가을 최고의 코스모스 명소로 꼽히는지 증명한다.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나주영산강축제’

고요했던 꽃의 서사시는 10월 8일, 화려한 축제와 함께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영산강의 새로운 이야기, 지금 다시 시작 시즌 2’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12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나주영산강축제는 이 모든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문화 예술의 향연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영산강정원 입구 사면에 조성된 3막의 무대다. 이곳에는 축제 기간에 맞춰 만개하도록 설계된 황화 코스모스와 옐로우 코스모스가 노란빛으로 물결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축제 주 무대는 360도 개방된 아일랜드 구조로, 이곳에서 창작 뮤지컬 ‘왕후, 장화’를 시작으로 최정원, 마이클리, 아이비, 김호영, 카이 등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 갈라쇼와 송가인, 린, 박지현 등이 무대에 오르는 ‘영산강 뮤직 페스티벌’이 매일 밤 열린다. 밤하늘을 수놓을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쇼는 덤이다.

또한, 이번 축제는 ‘나주농업페스타’와 ‘전남정원페스티벌’(10월 29일까지), ‘전국나주마라톤대회’(10월 12일)를 아우르는 통합형 축제로 열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가을의 문턱,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라면 나주 영산강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9월 말에는 강변을 따라 고요하게 피어난 코스모스와 함께 사색의 시간을, 10월 초에는 숨 막힐 듯 펼쳐진 1억 송이 꽃의 바다에 파묻혀보는 경험을, 그리고 10월 8일 이후에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공연 예술과 어우러진 축제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나주 영산강의 코스모스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올가을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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