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가볼만한 곳, 108층 계단식 논밭과 파독 세대의 이국적 마을을 만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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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흘산 해안절벽 680개 논과 독일식 주택 40동이 어우러진 남해 여행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풍경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풍이 얼굴을 스치는 겨울, 남해 바닷가 절벽 위로 황금빛 계단이 펼쳐진다. 설흘산 자락을 따라 108층 높이로 쌓아 올린 논은 햇살을 받아 물결처럼 일렁이며, 그 아래로 남해 바다가 수평선까지 이어진다. 척박한 땅을 개간한 선조들의 땀과 지혜가 만든 이 풍경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다.

한편 비탈진 언덕 위 독일식 주택들은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떠났던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이곳은 한국과 독일의 시간이 겹쳐진 특별한 공간이며, 매년 맥주축제가 열려 더욱 활기를 띤다.

한려해상 북단 금산 자락에는 편백나무 숲이 청정한 공기를 선사하고, 상주 백사장에는 은빛 모래와 송림이 어우러진 캠핑장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남해는 바다와 산,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가천다랭이마을, 108층 계단식 논밭의 경이로움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 사진=남해군

가천다랭이마을(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남면로 679번길 21)은 설흘산과 응봉산 사이 해안절벽에 자리한다. 경사도 평균 45도에서 최대 70도에 이르는 가파른 비탈을 따라 108층 계단 형태로 680여 개의 논이 펼쳐지며, 이 독특한 지형은 2005년 명승 제15호로 지정됐다.

2012년 CNN이 선정한 ‘한국 가봐야 할 50곳’ 3위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마을 전망대에 오르면 계단식 논밭 너머로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며, 특히 노을 시간대에는 황금빛과 주홍빛이 논과 바다를 물들이는 편이다.

남해바래길 1코스 ‘다랭이지겟길’을 따라 해안 산책로와 논두렁길을 걸으면 약 1시간 동안 다랭이마을의 속살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남해공용터미널에서 농어촌버스 404, 402, 405번 등을 타고 30~40분이면 도착한다.

남해독일마을, 파독 세대가 세운 독일식 마을

남해 독일마을 설경
남해 독일마을 설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AI

남해독일마을(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로 89)은 약 3만 평 규모에 40동의 독일식 주택이 비탈 지형을 따라 층층이 배치된 곳이다. 2001년 남해군이 30억 원을 투자해 조성을 시작했으며, 2002년 첫 입주 이후 현재 18~24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마을 중심에는 2014년 6월 개관한 파독전시관이 자리하며, 1층에는 독일 탄광 갱도가 실제 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운영시간은 09:00~18:00(입장 마감 17:30), 입장료는 1,000원이며 매주 화요일 휴무다. 매년 10월 초에는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린다.

2025년 제13회 행사는 10월 2~4일 진행되며, 독일 전통 의상 퍼레이드, 건배식, 라이브 공연과 함께 독일 소시지와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마을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이고 연중무휴로 개방되지만, 주말과 축제 기간에는 주차장이 혼잡할 수 있어 여유 있게 출발하는 편이 좋다.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편백나무 숲이 선사하는 청정함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 사진=산림청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658)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북단 금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다. 1998년 개장한 이곳은 150년 이상 보존된 편백나무 숲이 휴양림 전체를 감싸고 있어 맑은 공기와 고요함이 돋보인다.

편백나무 숲길을 따라 1시간 정도 산책하면 전망대에 도달하며, 이곳에서 한려해상의 섬들과 금산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당일 입장 시간은 09:00~18:00(동절기 17:00 마감 가능),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매주 화요일 휴무이나 성수기인 7~8월에는 휴무 없이 운영하며, 주차료는 소형 3,000원이다. 편백나무 속 아토피 그린체험, VR 체험, 나무결 꾸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상주은모래비치, 은빛 모래와 송림이 어우러진 해변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 사진=남해문화관광

상주은모래비치(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로 17-4)는 은빛 백사장과 송림이 조화를 이룬 3천여 평 규모의 캠핑장이다. 파쇄석과 잔디 사이트로 구분되어 있으며 전기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입실 시간은 14:00, 퇴실은 11:00이며 비수기와 성수기로 구분해 요금을 책정한다. 2022~2023년 기준 1박 요금은 35,000~50,000원 범위로, 구역과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예약 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카라반 입장이 가능하지만 캠핑장 내 주차는 불가하며, 공용 수레로 짐을 운반해야 한다.

해수욕장 개방 시기를 제외하면 샤워장이 미운영되므로 근처 편의점 유료 샤워시설(1인 1회 2,000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은빛 모래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해변과 송림 그늘 아래 텐트를 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는 경험은 남해 여행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남해 독일마을
남해 독일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해는 척박한 땅을 일군 선조들의 땀과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던 파독 세대의 마음, 그리고 바다와 산이 빚어낸 자연이 어우러진 곳이다.

계단식 논밭의 경이로움과 독일식 주택의 이국적 정취, 편백나무 숲의 청정함과 은빛 모래의 따스함은 각각의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남해로 향해 네 가지 풍경을 차례로 마주하며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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