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아래 펼쳐진 바다 절경

고요한 쪽빛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빚어내는 서정적인 풍경. 경남 남해는 오랫동안 ‘느린 여행’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백사장이 눈처럼 곱다 하여 이름 붙은 설리(雪里) 해변의 작은 어촌마을에 들어서면, 이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거대한 구조물이 여행자를 맞이한다.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붉은 기둥은 마치 남해인의 뜨거운 열정을 형상화한 돛대처럼 보인다. 바로 설리 스카이워크다.

설리 스카이워크의 핵심은 그 구조에 있다. 국내 최초의 ‘비대칭형 캔틸레버’ 공법으로 설계된 이 다리는 총길이 79m 중 무려 43m가 지지대 없이 허공에 떠 있는 형태로, 이는 현재까지 국내 최장 기록이다.
캔틸레버란 한쪽 끝은 단단히 고정되지만 다른 끝은 아무런 지지 없이 독립된 구조를 의미한다. 이 혁신적인 설계 덕분에 방문객들은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 없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풍광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일부 구간 바닥에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폭의 강화유리가 설치되어, 발밑으로 아찔한 해안절벽과 부서지는 파도를 내려다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미 수많은 남해 가볼만한 곳 중에서도 이곳이 특별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유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스카이워크 끝단, 지상 38m 높이에 설치된 ‘스윙 그네’다.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의 명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이 그네는 탑승객을 태우고 망망대해를 향해 힘껏 날아오른다.

발아래로는 코발트빛 바다로 빠져들 것만 같은 아찔함이, 눈앞으로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펼쳐지며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한 놀이기구를 넘어, 남해의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하나의 의식이 된다. 하늘그네 이용 요금은 7,000원이며, 운영 시간은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설리 스카이워크의 매력은 해가 진 뒤에도 계속된다. 야간에는 구조물 전체를 감싸는 경관조명이 켜지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인기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 디자인은 남해의 밤바다를 배경으로 한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스카이워크가 위치한 미조면은 조도, 호도 등 인근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이 오가고, 매년 5월이면 멸치 축제가 열리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스카이워크의 기본적인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소인 1,000원이며,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하절기(오전 9시~오후 6시)와 동절기(오전 9시~오후 5시 30분)의 마감 시간이 다르므로 방문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설리 스카이워크는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는 전망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국내 최고의 토목 기술과 이국적인 체험 요소를 결합하여 ‘보는 관광’에서 ‘하는 관광’으로 남해 여행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상징적인 공간이다.
잔잔한 바다 위 허공을 걷고 하늘을 나는 경험은 방문객들에게 남해라는 장소를 더욱 입체적이고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시킨다. 이제 설리 스카이워크는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남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핵심 랜드마크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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