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남이섬
은행잎·단풍길 다 품은 가을 공화국

가을이 짧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여행자들의 마음이 분주해지는 9월, 수도권에서 가장 확실한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단연 남이섬이다. 하지만 이곳을 그저 단풍이 예쁜 유원지 정도로 생각했다면, 그 매력의 절반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남이섬은 독자적인 국기와 화폐, 여권(비자)을 사용하는 문화 독립국,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로 운영되는 하나의 완벽한 ‘가을 테마파크’다. 올가을, 단풍 구경을 넘어 가장 특별한 하루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이 환상적인 공화국을 100% 즐기는 완벽 공략법을 알아볼 차례다.

나미나라 공화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권이 아닌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비자 발급 비용(입장료)은 성인 19,000원, 중·고생 16,000원, 36개월 이상 초등생은 13,000원이며, 여기에는 섬을 오가는 왕복 선박 탑승료가 포함되어 있다. 입국 방식은 두 가지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남이섬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일반 입국 절차를 밟는다.
배는 여행객이 몰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10~20분 간격으로, 그 외 시간에는 30분 간격으로 수시 운항하여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좀 더 특별한 입국을 원한다면 하늘길을 택할 수 있다. 49,900원(입장료 포함)짜리 짚와이어를 이용하면 상공에서 섬의 환상적인 가을 풍경을 먼저 조망하며 짜릿하게 입국하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성공적으로 입국했다면 이제 테마파크의 메인 어트랙션을 즐길 차례다. 무작정 중앙 잣나무길로 향하는 인파를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동선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남이섬 가을의 상징은 섬 중앙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송파은행나무길이다. 10월 하순이 되면 이곳은 온통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여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한 최고의 장소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붉은 단풍나무 군락지인 백풍밀원을 만난다.
많은 이들이 중앙 길로 향할 때 이곳을 먼저 공략하면 비교적 한적하게 붉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전에 도착했다면 백풍밀원을 먼저 둘러보고 섬 안쪽으로 들어간 뒤, 나올 때 송파은행나무길을 거쳐 선착장으로 향하는 역방향 코스가 여유로운 관람에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정해진 코스만 따라가는 것이 아쉽다면, 다양한 액티비티로 공화국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섬 내에서는 자전거(1인용, 2인용, 전기자전거)를 대여해 나만의 속도로 섬을 둘러보는 것이 가장 인기 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단풍 터널을 달리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상 레포츠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즐거움을 선택할 수 있다.

나미나라 공화국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자가용 이용 시 주차 요금은 최초 12시간 6,000원(1일 최대 15,000원)이지만, 단풍 절정기 주말에는 주차장 진입 자체가 전쟁에 가깝다.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며 내외국인 방문객이 몰리는 탓이다.
따라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경춘선 ITX-청춘 열차나 전철을 이용해 가평역에 내리는 것이다. 가평역에서 남이섬 선착장까지는 도보나 택시, 버스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극심한 교통체증에서 해방될 수 있다. 짧아서 더 아쉬운 가을, 이번 주말에는 차 키를 잠시 내려놓고 기차에 올라 가장 완벽하게 설계된 가을의 나라로 떠나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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