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2만 4천 평 한옥이?”… 지하철역 5분, 무료 개방 중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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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한옥마을, 도심 속 조선시대 청학동

남산골한옥마을 원경
남산골한옥마을 원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겨울 햇살이 기와지붕 위로 쏟아지는 오후, 충무로 골목을 빠져나오면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빌딩 숲 사이로 한옥 처마가 고즈넉이 자리하고, 전통정원 청학지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도심 한복판에서 조선시대 청학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셈이다.

1998년 조성된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79,934m² 규모의 부지에 조선시대 상류층 한옥 5채가 원형대로 복원되어 있으며, 각 건물마다 경복궁 중건 도편수, 조선 말기 오위장, 순종의 장인 등 역사 속 인물들의 흔적이 담겨 있다. 이 덕분에 건축사적 가치와 체험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동시에 충족된다.

도심 접근성과 전통 공간의 정취가 공존하는 곳, 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에 펼쳐진 2만 4천 평 규모의 이 한옥 단지는 현대와 과거를 잇는 문화적 교차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산 북측 수도방위사령부 터에 복원된 5채 한옥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산골한옥마을(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은 남산 북측 기슭, 옛 수도방위사령부 부지 위에 들어섰다. 1989년 시작된 ‘남산골 제모습찾기 사업’의 결실로 1998년 4월 18일 개관한 이 공간은 7,934㎡ 한옥 배치 부지에 서울 각지의 전통가옥을 이전·복원한 구조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관훈동 민씨 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옥인동 윤씨 가옥 등 5채가 배치되어 있으며, 옥인동 윤씨 가옥만 새 자재로 복원했고 나머지 4채는 원 부재를 그대로 이전했다.

이승업은 경복궁 중건을 지휘한 도편수였고, 김춘영은 1890년대 오위장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특히 윤택영 재실은 1906년 딸이 순종의 계비로 책봉되면서 지어진 건물로, 조선 왕실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편이다.

전통정원부터 타임캡슐 광장까지, 다층적 문화 공간

남산골한옥마을 정원의 설경
남산골한옥마을 정원의 설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옥 5동 외에도 전통공예관, 천우각, 전통정원, 서울남산국악당, 새천년타임캡슐 광장이 단지 내에 자리한다. 전통정원은 남산 자연식생을 활용한 전통 수종으로 조성되었으며, 계곡·정자·연못이 전통양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청학지라 불리는 연못 곁에는 천우각이 세워져 있고, 이곳에서는 주말마다 태권도 시범 공연이 열린다.

새천년타임캡슐 광장은 1994년 11월 29일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해 매설된 타임캡슐이 자리한 곳이다. 보신각종 모형으로 제작된 캡슐에는 버스 토큰, 공중전화 카드, 무선호출기 등 1990년대 생활상을 담은 600점의 수장품이 담겼으며, 2394년 11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게다가 매주 토·일요일에는 천우각 무대에서 전통혼례가 실제로 진행되고, 피금정 마당에서는 제기차기·윷놀이·비석치기 같은 민속놀이 체험도 가능하다.

한복부터 전통차까지, 무료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

남산골한옥마을 한옥
남산골한옥마을 한옥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옥 5채는 내부 공간을 개방해 조선시대 주거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한복 입기, 한지 접기, 한글 쓰기, 전통차 마시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전통예절학교와 한방체험도 신청 가능하다.

전통문화유산해설사가 상주해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대상으로 40~60분간 무료 해설을 제공하는데, 개인은 현장 방문, 단체(25인 이상)는 전화 예약으로 신청할 수 있다.

2026년 2월 16일(월)부터 18일(수)까지는 ‘남산골 설축제’가 열린다. 10:00~17:00 동안 공예 체험, 만들기 체험, 야외 체험이 무료로 진행되며, 2월 17일에는 무브먼트 코리아, 18일에는 태권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피자 나눔, 떡국 나눔, 퀴즈 나눔 이벤트도 별도 예약 없이 참여 가능하지만 수량 소진 시 조기 종료된다.

하절기 09:00~21:00, 전통정원은 24시간 개방

남산골한옥마을 이용 정보
남산골한옥마을 이용 정보 / 사진=여행을 말하다

전통가옥 관람시간은 하절기(4월~10월) 09:00~21:00, 동절기(11월~3월) 09:00~20:00이다.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이나 월요일이 공휴일·임시공휴일·대체공휴일인 경우 정상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체험비만 별도 부담이다. 전통정원은 24시간 개방되어 이른 아침이나 야간에도 산책이 가능하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에서 도보 2~5분 거리에 위치하며, 퇴계로 3가 한옥마을 정류장에서 7011, 104, 105, 140, 421, 463, 507, 604번과 남산순환버스 02, 05, 90s 투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근 유료주차장이 있으나 5분당 430원이 부과되고 주차 공간이 협소해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문의는 전통가옥 운영사무실(02-6358-5533), 정문 관리사무소(02-2133-6274~5), 문화관광해설(02-2133-6269)로 가능하다.

남산서울타워가 보이는 남산골한옥마을
남산서울타워가 보이는 남산골한옥마을 / 사진=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은 79,934m² 규모의 공간에 조선시대 한옥 5채와 전통정원, 타임캡슐 광장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무료 입장과 24시간 개방되는 전통정원, 충무로역 5분 거리라는 접근성은 도심 속에서 전통 문화를 경험하려는 방문객에게 실용적인 선택지로 남는다.

겨울 햇살 아래 기와지붕의 곡선을 따라 걷고, 청학지 연못가에서 고요를 마주하고 싶다면 설 연휴 기간 남산골한옥마을로 향해 조선시대 청학동의 시간을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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