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지리산 허브밸리
가을이 피어나는 향기로운 정원

청명한 가을, 여행의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눈으로만 풍경을 담는 여행과 온몸의 감각을 열어 자연과 교감하는 여행. 만약 당신이 후자를 꿈꾼다면, 지리산 자락에 비밀의 화원처럼 숨겨진 지리산 허브밸리가 가장 완벽한 해답이 될 것이다.
이곳은 코를 스치는 로즈마리 향기에 먼저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꽃의 바다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단순한 사진 명소를 넘어, 내 손으로 흙을 만지고, 갓 따낸 허브로 차를 마시며 가을의 정수를 오롯이 체험하는 곳. 올가을, 남원에서 가장 깊이 있는 힐링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축구장 5.6개 크기 캔버스, 국화와 코스모스가 그린 수채화”

지리산 허브밸리의 가을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색채 향연으로 문을 연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265에 위치한 이곳의 핵심은 단연 4헥타르(㏊), 즉 40,000㎡에 달하는 코스모스 단지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약 5.6개를 합친 광활한 면적으로, 지리산의 푸른 능선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진 황화 코스모스의 물결은 마치 거대한 캔버스에 황금빛 물감을 쏟아부은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여기에 진입광장과 원형광장을 수놓은 삼색 국화의 고운 자태가 더해져 방문객들은 발 딛는 곳마다 터져 나오는 감탄을 주체하기 어렵다.
“관람은 그만, 내 손으로 만들고 맛보는 가을의 추억”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눈의 즐거움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지리산 허브밸리는 방문객이 수동적인 관람객에 머물지 않도록 다채로운 오감만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을 한정으로 진행되는 ‘스탬프 투어’는 공원 내 6곳의 명소를 둘러보며 도장을 모으는 소소한 재미와 함께, 미션을 완수한 선착순 5,000명에게는 메리골드 화분을 선물로 증정해 여행의 추억을 집까지 이어가게 한다.
직접 재배한 로즈마리로 따뜻한 허브차를 맛보는 시음 행사는 쌀쌀한 가을바람에 얼었던 몸과 마음을 향기롭게 녹여준다. 더 깊이 있는 체험을 원한다면 예약제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만하다.
복합토피아관 열대식물원에서는 230여 종의 식물을 둘러보며 전문 해설사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드는 ‘해설 투어’와 계절 꽃을 직접 화분에 심어보는 ‘반려식물 키우기’ 체험이 기다린다. 내 손으로 흙을 만지고 생명을 심는 과정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모두를 위한 ‘열린 힐링’ 공간”

지리산 허브밸리는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유독 다정한 공간이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이곳은 휠체어 사용자, 유아차 동반 가족,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 모든 관광 약자가 장벽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완만한 경사로와 넓은 통행로, 장애인 화장실 등 세심한 편의시설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힐링’이라는 공간의 철학을 보여준다. 열대식물원의 전문 해설사 역시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활동하며, 풍부한 연륜과 경험으로 식물에 생생한 이야기를 입혀 방문객의 관람을 깊이 있는 교감으로 이끌어준다.

이 모든 경험을 누리기 위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3,000원이다.
자세한 내용과 체험 프로그램 예약은 지리산 허브밸리 누리집이나 전화(070-7764-0130)로 확인할 수 있다. 올가을, 눈으로만 보는 여행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오감으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남원시의 보석 같은 공간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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