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자생식물원
대관령 해발 700m 설원의 비밀

한겨울 대관령 산자락에 하얀 눈꽃이 내려앉으면, 1,400여 종의 토종 식물들이 고요히 겨울을 견딘다. 해발 700m 고지대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치는 순간, 도심의 소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편이다.
백두대간 중심 오대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한국 자생식물만을 특화해 보존하는 국내 유일의 국립식물원이다. 멸종위기 2급 개병풍부터 깽깽이풀, 벌개미취까지 우리 땅에서 자란 200만 본의 식물이 10ha(축구장 14개 면적) 대지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겨울에는 설경과 따뜻한 북카페가 어우러진 특별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난다.
20년 넘게 한 설립자가 가꿔온 민간 식물원이 2021년 국가의 품으로 돌아온 이곳은, 조용한 산책과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겨울 명소다.
20년 열정이 국립으로, 자생식물 최후의 안식처

국립한국자생식물원(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비안길 150-3)은 오대산 해발 650~700m 지점에 자리한다.
1999년 김창열 설립자가 사재를 털어 개원한 이 식물원은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사립수목원 1호 인증을 받았으며, 2021년 7월 7일 국가에 기부채납되어 국립식물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설립자는 “최소 100년간 식물원으로 운영하라”는 당부와 함께 20년 넘게 가꾼 이 땅을 넘겼으며,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서식지외보전기관이자 산림청 국가희귀·특산물보전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겨울에도 따뜻한 북카페와 13개 전시원 산책

야외 나무데크길을 따라 희귀식물원, 특산식물원 등 13개 전시원이 펼쳐진다. 멸종위기 2급인 개병풍을 비롯해 단양쑥부쟁이, 타래붓꽃, 산분꽃나무 등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자생식물들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가을이면 비안의언덕과 모둠정원에 보랏빛 벌개미취가 군락을 이루며, 비밀의화원은 사계절 인생샷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겨울 방문객에게는 2층 북카페가 특별한 쉼터다. 캐모마일, 얼그레이, 히비스커스, 커피 등 무료로 제공되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눈 덮인 설경을 바라보는 경험은, 추운 날씨에도 식물원을 찾게 만드는 이유다. 갤러리와 영상자료관도 갖춰져 있어 야외 산책이 어려운 날에도 실내에서 자생식물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 우리 꽃의 사계절

봄에는 신록과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산수국과 각시수련이 청량감을 선사하며, 가을 단풍과 벌개미취 군락은 9월부터 10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이 시기에는 봉자페스티벌과 버스킹 공연, 반려식물 클리닉, 도자기컵 그림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겨울에는 적설과 상고대가 만든 설경이 압권이며,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묵묵히 겨울을 견디는 토종 나무들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
동절기 09시~17시 운영, 성인 5천 원

하절기(3~10월)는 09:00~18:00, 동절기(11~2월)는 09:00~17:00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각각 1시간 전이다. 매주 월요일(공휴일이면 다음날), 1월 1일, 설·추석 당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며 평창군민과 다문화가정은 50% 할인된다. 소형차 40대, 대형차 5대 규모의 무료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는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거쳐 자가용으로 약 2시간 30분,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부터미널 경유 후 오대산 방면 버스 또는 택시로 약 20~30분 소요된다.
전체 관람 소요시간은 성인 걸음 기준 약 1시간 30분이다. 인근 1.5km 거리에 오대산 먹거리마을이 있고, 월정사(3km), 월정사성보박물관(5km) 등과 연계 여행이 가능하다. 문의는 033-339-9900, 공식 홈페이지 nbgk.koagi.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멸종위기 식물 보존과 겨울 휴식 공간의 가치가 조화를 이룬 곳이다. 1,400여 종의 토종 식물이 고요히 계절을 견디는 모습은 방문객에게 자연의 강인함과 우리 꽃의 소중함을 동시에 전하는 셈이다.
눈 덮인 나무데크를 따라 천천히 걷고 싶다면, 이번 겨울 평창 대관령으로 향해 한국 자생식물만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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