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혼자 40년간 만들었다고요?”… 축구장 70개 규모 메타세쿼이아·편백나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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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화인산림욕장
메타세쿼이아와 편백이 반기는 명소

화인산림욕장 전경
화인산림욕장 전경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가을빛이 깊어지는 시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머리를 식히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충청북도 옥천군 안남면 안남로 151-66에 자리한 화인산림욕장은 그런 마음을 품고 걷기 좋은 숲이다.

사유지임에도 40여 년 동안 한 사람의 손으로 차곡차곡 나무가 심어지고 길이 마련된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품고 있다.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도 있고 숲의 깊이를 음미하며 천천히 오를 수도 있어, 요란함보다는 온전한 고요를 원할 때 떠올리기 좋은 장소다.

화인산림욕장

화인산림욕장
화인산림욕장 메타세쿼이아 / 사진= 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대지 약 50만㎡에 이르는 화인산림욕장은 1970년대 초 목재·목공 무역에 종사하던 홍일상사의 정홍용 대표가 고향의 임야를 사들이면서 처음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는 주말마다 홀로 산을 찾아 묘목을 심고 돌보는 일을 거르지 않았고, 그 시간이 차곡이 쌓여 지금의 울창한 숲이 완성되었다.

2013년 개장 이후에도 인공시설을 최소화해 자연이 스스로 만든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걷는 내내 사람의 손길이 아닌 숲의 시간과 호흡이 느껴진다.

특히 이곳의 상징인 메타세쿼이아 군락은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그 사이로 편백나무와 다양한 수종이 함께 어우러져 향기로운 피톤치드가 끊임없이 퍼져 나온다. 깊이 들어갈수록 나무가 살아온 흔적들이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그늘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계절의 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행운의 종

화인산림욕장의 종
화인산림욕장의 종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숲길로 접어들면 가벼운 산책에 어울리는 흙길이 먼저 이어진다.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오르막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하이킹의 흐름이 생기는데, 체력에 따라 분기점까지만 다녀오거나 정상 반환점까지 한 바퀴 일주하는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전체 코스는 약 4km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대부분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대비해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오전 시간대에는 나무 사이로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단풍든 메타세쿼이아가 노을빛처럼 빛나며, 벤치에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숲의 기운을 들이마시기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

반환점에는 ‘행운의 종’이 걸려 있으며, 첫 번째는 자신에게, 두 번째는 가족에게, 세 번째는 타인을 위해 울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피톤치드가 감싸는 힐링 공간

화인산림욕장 편백나무
화인산림욕장 편백나무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숲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이 완전히 고요해지면서 자연과 단둘이 마주한 듯한 시간이 찾아온다. 인공 시설이 거의 없는 화인산림욕장은 나무 사이로 흐르는 바람과 발밑의 흙길, 그리고 머리 위로 펼쳐진 하늘이 여행의 전부다.

도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넓은 시야 덕분에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다. 여러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향은 머릿속을 맑게 정리해주고, 그 자연스러운 향기만으로도 힐링의 의미가 충분해진다.

가을이 깊어지는 지금은 단풍이 절정에 가까워 특히 아름다운 시기다. 메타세쿼이아 잎이 붉고 황금빛으로 물들며 발밑에 포근한 카펫처럼 깔리고, 빛이 스치는 각도에 따라 숲이 완전히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11월 말까지 이어지는 절정의 풍경은 이곳을 찾는 이유로 충분하다.

화인산림욕장 풍경
화인산림욕장 풍경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화인산림욕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연중무휴로 방문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일반 4천 원, 중고생과 단체, 장애인, 70세 이상은 3천 원, 초등생·국가유공자·옥천군민은 2천 원이다.

80세 이상 어르신, 미취학 아동, 안남 및 안내면 주민은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 주차는 대형 주차장을 포함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도 편리하다.

코스는 어렵지 않지만 체력이 부담스러우면 분기점까지만 천천히 왕복해도 충분히 숲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이며, 혼자 방문해도 조용한 고요 속에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

화인산림욕장 메타세퀘이아
화인산림욕장 / 사진=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강신영

화인산림욕장은 메타세쿼이아와 편백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호흡을 돌리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알맞은 숲이다.

길이 과하게 정비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감촉을 느낄 수 있고, 한 바퀴를 완주하든 짧게 다녀오든 각자의 속도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에 단풍과 햇살이 어우러진 숲길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에서의 한 시간 반이 분명 일상에 잔잔한 쉼을 더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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